[포토]안영명, 깔끔하게 못막은 9회, 결국 교체
한화 안영명이 14일 고척 넥센전 9회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교체되고 있다. 2018. 6. 14 고척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후반기 각 팀 불펜의 위상이 달라졌다. 승리를 지켜내느냐 날려버리느냐가 불펜의 힘에 달려있는 만큼 후반기 순위싸움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전반기 리그 최강 철벽을 자랑했던 한화 불펜은 후반기 들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후반기 첫 주를 모두 루징시리즈(3연전 2패 이상)로 마감했는데 패한 4경기 모두 불펜싸움에서 밀렸다. 연장 12회 혈투를 벌였던 지난 18일 수원 KT전을 비롯해 21, 22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필승조를 모두 투입하고도 연거푸 끝내기패배를 당했다. 여전히 리그 1위의 불펜 방어율을 기록 중이지만 7월 들어 불펜 방어율은 5.51까지 치솟았다.

한화의 팀 사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예고됐던 고비다. 전반기를 2위로 마감한 한화지만 타선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리그 9위(0.274)에 머물렀고 타선이 시원하게 터지지 않으니 1~2점 차 박빙의 승부가 많았다. 그래도 불펜의 힘으로 버티며 승수를 쌓았지만 그 휴유증은 시즌을 치를수록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주 두 번 연속 루징시리즈로 인해 2위 자리를 내준 한화다. 계속해서 타선이 터지지 않고 불펜의 부담이 커진다면 상위권 자리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포토]1점차 지켜낸 신재웅
SK 불펜 신재웅이 27일 SK와이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 9회초 위기를 맞았지만 1점을 지키며 세이브를 올리고 있다.2018.06.27.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한화가 주춤하는 사이 다시 2위로 올라선 SK는 7월 들어 1.97이라는 독보적인 불펜 방어율을 기록 중이다. 새로운 마무리 신재웅이 1승2패 8세이브 방어율 1.27로 중심을 잡아줬고 김태훈과 정영일도 불펜에서 자리를 잡으며 안정적인 불펜진을 구축했다. 여기에 뒤늦게 합류한 박희수는 22경기 1승 4홀드 방어율 1.21로 부활을 알리며 불펜진에 무게를 더했다. 그간 선발에 비해 불펜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SK는 마운드 조화 속에 더 큰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전반기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체면을 구긴 KIA와 하위권을 맴돌았던 삼성도 불펜의 힘으로 반등을 예고했다. KIA는 후반기 첫 6경기만 놓고 보면 불펜 방어율 2.96으로 1위다. 6경기에서 거둔 3승 중 2승이 구원승이었고 3승 모두 마무리 윤석민이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윤동, 임기준, 유승철이 전반기 막바지부터 안정을 되찾았고 선발진에서 부진을 거듭하던 팻 딘이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후 1승 1홀드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삼성은 장필준, 최충연, 심창민을 중심으로 한 필승조의 꾸준한 활약과 함께 후반기 3위를 달리고 있다. 후반기 첫 주 6경기 모두 탄탄한 불펜을 바탕으로 후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로 마무리했다. 예사롭지 않은 기세로 5강 싸움에 한층 흥미를 더했다.

[포토] 역투 진해수 \'실점은 없다\'
2018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투수 진해수가 9회 역투하고 있다. 2018. 7. 20.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반면 전반기 내내 불펜에 불안감을 안고있던 넥센, LG는 후반기 들어서도 불펜에 발목을 잡히는 모양새다. 두 팀은 각각 5위, 2위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지만 불펜 방어율은 나란히 하위권을 맴돈다. 불펜이 무너지면서 이길 수 있는 경기도 좀처럼 잡지 못하는 사이 아래 쪽에 있던 팀들은 불펜의 힘을 바탕으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들을 떨쳐내고 자리를 지켜야 하는데 속절 없이 무너지는 불펜 고민 때문에 가을 야구를 향한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

july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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