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하성, 박수받는 올스타전 MVP!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14일 올스타전이 열렸다. 김하성이 MVP에 선정되자 올스타전에 출전한 선수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18. 7. 14 울산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모두가 하나돼 즐긴 축제는 끝났다. 짧은 휴식을 뒤로하고 다시 치열한 순위다툼이 시작된다.

울산에서 처음으로 열린 2018 KBO 올스타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푹푹 찌는 날씨가 불청객으로 찾아왔지만 야구를 향한 뜨거운 관심과 사랑이 무더위 보다 더한 열기를 만들어냈다. 문수구장은 만원 관중으로 들어찼고 선수들은 다양한 볼거리로 이에 보답했다. ‘노토바이’ 노수광(SK)부터 ‘이도류’로 깜짝 변신한 강백호(KT) 등이 화끈한 팬서비스를 펼쳤고 경쟁을 떠나 하나된 모습으로 어우러지면서 울산의 밤은 무르익었다.

그러나 올스타전의 여운도 잠시 뿐인 사치다. 오는 17일부터 후반기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순위 다툼이 재개된다. 오는 8월 16일부터 시작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까지는 다시 쉴새 없이 달려야한다. 전반기에는 ‘1강’ 두산을 필두로 한화, SK, LG, 넥센이 5강권에 들었다. 후반기에도 이 순위가 그대로 갈 것이란 보장은 없다. 삼성이 막판 4연승을 달리며 7위까지 올라선데다 6위 KIA와 8위 롯데도 전력상 언제든 5위를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위권 KT와 NC도 상승세를 달리며 전반기를 마감한 터라 후반기엔 한층 치열한 순위 다툼이 펼쳐질 전망이다.

[포토] 올스타전 MVP 김하성!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14일 올스타전이 열렸다. MVP에 선정된 김하성이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 7. 14 울산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이를 잘 알고 있기에 올스타전에 참여한 선수들은 마음껏 축제를 즐기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홈런 2방을 때려내며 ‘별중의 별’로 등극한 김하성에게도 기쁨을 누릴 시간은 짧았다. 5위로 전반기를 마친 넥센은 순위를 지키는 것 뿐만 아니라 더 치고 올라가야한다는 목표가 있다. 6위 KIA와 3.5경기 차이지만 ‘디펜딩 챔피언’의 전력을 고려하면 절대 안심할 순 없다. 박병호와 함께 팀의 중심타선을 꾸리고 있는 김하성의 책임감도 막중하다. 그는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이 아니다. 상을 받은 좋은 기분은 오늘 끝내고 다시 시즌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이 기세를 이어 앞으로 후반기에서 더 잘해야겠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팀이 가을야구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셋업맨 이보근의 각오도 남달랐다. 4~5월만 해도 좋은 페이스를 자랑하던 이보근은 6월부터 체력적으로 많이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올스타전 등판에서도 0.1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너무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힘들었는지 6월 말부터 힘에 부치더라”라며 전반기를 돌아본 이보근은 “후반기가 중요하다. 가을야구에 가기 위해서 준비를 잘 하겠다”고 재도약을 다짐했다. 선발진은 에릭 해커의 합류로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았고 타자들의 타격감도 나쁘지 않은 넥센이다. 이기고 있는 경기를 불펜이 얼마나 잘 지켜주느냐에 달려있는 만큼 이보근의 어깨도 무겁다.

[포토] LG 오지환,
LG 트윈스 오지환이 12일 잠실 SK전에서 타격하고있다. 2018.07.12.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막판 2위 다툼에서 밀려 4위로 전반기를 마감한 LG 선수들 역시 후반기를 바라보는 각오가 남다르다. 두산(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명의 선수들이 올스타전에 참가했고 그중에서도 오지환을 향한 관심은 가장 뜨거웠다. 전반기 90경기에서 타율 0.281 6홈런 47타점을 기록한 오지환은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 다른 선수들이 모두 잘해줬는데 나만 다소 못 미치는 느낌이었다”라고 냉정하게 스스로를 되돌아봤다.

오지환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최종 승선한 뒤엔 비난과 함께 힘든 시간도 보냈다. 팀을 생각해서도, 개인적인 욕심을 생각해서도 후반기에 훨씬 분발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는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팀은 상위권에서 순위경쟁을 하고 있다. SK나 한화와 승차가 크지 않은 만큼 팀이 안정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주변의 시각이 좋지 않은 것을 안다. 앞으로 내가 보여주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꼴찌로 내려앉아 가을야구와는 다소 멀어졌지만 NC 박민우의 후반기 목표도 뚜렷하다. 박민우는 “개인 성적보다는 팀이 우선이다. 탈꼴찌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선수단이 ‘해보자’는 의지를 다졌다. 전반기를 4연승으로 마쳤기 때문에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상승세를 탔으니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하나돼 즐기는 순간에도 후반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던 이들의 열정적인 각오만큼이나 치열한 후반 레이스가 이제 시작된다.

july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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