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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아정.  최재원기자shine@sportsseoul.com

“목에 생긴 상처도 뿌듯했죠. 시원섭섭해요”

배우 윤아정이 죽음으로 하차한 MBC 월화극 ‘기황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극 중 귀여운 악녀 연상궁 역을 했던 윤아정은 지난 8일 방송에서 바얀(임주은)에게 이용을 당한 후 죽음을 맞았다. 이날 방송에서 윤아정은 밧줄에 목을 졸려 죽임을 당하는 장면에서 숨이 넘어갈 듯한 고통을 온몸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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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아정.  최재원기자shine@sportsseoul.com

“죽음으로 하차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갑자기 공허하더라고요. 하지만, 끝까지 잘해내고 싶었어요. 어떻게 실감 나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했고, 제 나름대로는 열연했던 것 같아요. 촬영이 끝난 뒤 목에 밧줄 상처가 나서 깜짝 놀랐어요. ‘잘해냈어. 대견해!’라고 혼자 다독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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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드라마 ‘기황후’에서 죽음으로 하차한 윤아정. 출처 | 화면캡쳐

새침해 보이는 외모 때문에 그동안 부잣집의 못된 딸 역을 도맡았던 그는 ‘기황후’에서 처음으로 천민 신분이었다. 매번 화려한 옷을 입고 사람들을 괴롭혔는데 이번엔 상궁으로 단색의 옷을 입고 윗사람들에게 치여 살았다.

“겨울 촬영 때 황제, 황후가 털 조끼를 입는 게 조금 부러웠죠. 하하. 극 중 타나실리나 바얀의 도움을 받아 후궁이 될지 모르겠다는 기대를 했지만, 열심히 했기에 보람도 있었고 의미도 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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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아정.  최재원기자shine@sportsseoul.com

윤아정은 첫 사극을 통해 한 뼘 성장했다고 했다. 데뷔 후 앞만 보며 연기에만 집중해 주위를 되돌아볼 겨를이 없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많은 선후배와 같이하며 대인관계의 폭을 조금 넓혔다. 가장 고마웠던 이는 서상궁 역의 서이숙과 러브 라인이 있었던 염병수 역의 정웅인, 그리고 먼저 죽음을 맞은 타나실리 역의 백진희다. 특히 서이숙과 백진희와는 정말 잘 뭉쳐 다녀서 촬영장에서 ‘타나 패밀리’로 불렸다.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배우들과 친할 여유가 없었어요. 연기만 하기에도 벅찼거든요. 이번엔 조금 느낌이 달랐어요. 좀 더 여유로워졌고, 긴 호흡의 드라마를 하다 보니 서로 돈독해지더라고요. ‘타나 패밀리’는 물론 정웅인 선배님까지 정말 감동이었어요. 특히 마지막 촬영이라고 정웅인 선배님이 조촐한 파티까지 열어주셨죠.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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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아정.  최재원기자shine@sportsseoul.com

윤아정은 외모와 캐릭터 탓에 ‘차갑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지난해 MBC 주말극 ‘백년의 유산’과 ‘기황후’ 등 거푸 시청률 1위를 한 작품에 출연해 인지도가 부쩍 높아졌다. 하지만 극 중 역할 때문에 그를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격이 똑 부러질 것 같고, 여우 같이 생겨 보이나 봐요. 사실 굉장히 쾌활하고 편안하거든요. 이전에 비해 훨씬 많이 알아봐 주지만, 선뜻 제 손을 잡으시는 분은 없어서 좀 아쉬워요. 솔직히 제 얼굴이 캔디 캐릭터와는 안 어울리지만, 아주 조금씩 변화하고 성숙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 거예요.”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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