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어두운 표정의 김경문 감독
2018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NC 김경문 감독(왼쪽)과 코치진, 선수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18. 5. 24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창단 후 처음 꼴찌 수모를 겪고 있는 NC가 과감히 칼을 빼들었다. NC를 단기간 강팀으로 조련한 김경문 감독을 내리고 유영준 단장에게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맡겼다. 김종문 미디어홍보팀장은 단장대행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시즌 중 사령탑 교체 과정에서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인사이동이다. NC의 표현을 빌리면 ‘현장 리더십 교체’다. 그런데 불안요소는 여전히 많다. 게다가 유 감독대행과 김 단장대행 모두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모토인 클린베이스볼과 거리가 멀다는 게 문제다.

NC는 지난 3일 경기 종료 후 김 감독의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2011년 신생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 감독은 지난해까지 NC를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2016년에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무대로도 이끌었다. 하지만 올시즌 팀 추락과 함께 감독직을 내려놓게 됐다. 그간 공로를 인정해 NC는 김 감독을 고문으로 예우한다고 강조했지만 떠나는 모습이 아름다울 수 없다. 갑작스러운 김 감독의 이탈 공백은 유 단장이 감독대행으로 메우게 된다. 일반적으로 대행체제는 코치진에서 이뤄진다. 빠르게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선 선수들 면면을 잘 아는 코치들이 전면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NC는 파격을 택했다. 팀을 재정비해야하는 상황인데 김 감독을 대신할 유 감독대행의 경우 프로 무대에서의 지도자 경험이 없다. 유 감독대행은 이수중학교와 장충고등학교 야구부를 맡긴 했지만 2011년 NC에 스카우트로 합류한 이후 경기를 운영한 적 없다. 선수보는 안목이 뛰어나 NC의 빠른 성장엔 힘을 보탰다지만 프로 현장을 누빈 적 없는 유 감독대행이 당장 1군 경기에서 팀을 얼마나 잘 끌어갈지 의문이다.

게다가 유 감독대행은 단장직을 맡은 뒤 올해초 넥센과의 트레이드로 강윤구를 영입하며 뒷돈을 지급했다. 넥센의 뒷돈 트레이드 파문으로 KBO리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인물이 더그아웃에 앉아 팀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엄청난 모순이다. 김 단장대행 역시 마찬가지다. NC가 지난 2013년 우선 지명으로 입단한 투수 이성민이 지난 2014년 7월4일 승부 조작을 했다는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도 2014시즌을 마친 뒤 열린 KT의 신생팀 특별지명 때 이성민의 승부조작 사실을 은폐해 지명하도록 유도했다는 혐의를 받았을 때의 주축인물이다. 김 단장대행은 지난해 2월 검찰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혐의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퓨처스리그 운영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사장 특별보좌를 거쳐 미디어홍보팀장을 맡아 요직으로 복귀하더니 이제 단장대행으로 구단살림 전면에 나서게 됐다.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는 하나 자숙의 시간이 짧았다.

창단 후 첫 위기에 직면한 NC는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그 변화의 선봉에 설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팀이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 개혁의 대상이 교묘하게 분칠을 하고 변화를 부르짖는 형국이다. NC가 기적같이 반등한다고 한들 박수를 받을 수 있을까. NC의 앞날은 ‘시계(視界) 제로’다.

야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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