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미얀마에서 열리는 AFC 19세이하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대표팀은 김상호 감독의 지휘아래 24일 파주NFC에서 2차소집훈련에 들어갔습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파주NFC에는 반가운 월굴이 많았습니다. 김상호 감독 뒤에서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되고 있는 김도훈 코치, 김정수 코치, 서동명 골키퍼 코치 등이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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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 김도훈 코치는 필자와 같은해 태어난 동년배입니다. 그동안 통성명을 할 기회는 없었지만 오랫동안 봐와 인사정도는 하는 사이였는습니다. 첫 소집(옥석고르는 과정이라 함)에 취재온 기자가 필자 한명이라 편하게 이날 간단히 인사를 주고받았네요. 같은 70년생이라는 말에 순식간에 화색이 돌더군요,

[SS포토]최용수 윤성효 감독

김도훈 선수하면 사진기자들에게 떠오르는 생각은 다름아닌 …포토제닉…이라는 단어입니다. 김도훈 선수만큼 골세리머니가 화려하고 사진기자 친화적인 선수도 없었습니다. 아마 사진기자들이 좋아하는 축구선수 중 일등일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날 선수들 단체촬영을 하며 선수들이 반드시 김도훈코치를 통해배워야 할 점을 알려줬습니다. 개인적으로 잊을 수 없는 장면은 1999년 3월 브라질을 홈으로 불러 평가전을 치러 1-0 승리를 거뒀을때의 기억입니다. 김도훈이 결승골의 주인공이었죠. 브라질에 안긴 유일한 결승골이 바로 김도훈의 결승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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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전 골넣고 환호하는 김도훈.

그리고 또 한명의 레전드의 얼굴입니다.

[SS포토]최용수 윤성효 감독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홍명보,김태영과 함께 빈틈없는 수비그물을 펼쳤던 최진철 (축구협회 전임지도자)입니다.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는데도 여전히 얼굴에 살이 붙지않았네요.

최진철

사진은 2002한일월드컵 8강 스페인전에서 최진철이 오버헤드킥을 하는 장면입니다.그런데 반가운 얼굴과 짧은 인사를 주고받고 취재를 준비하던 필자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피사체가 있었습니다.

또 한명의 반가운 얼굴일수도....아니 반가움을 표현하기엔 왠지 미안한.....................

[SS포토]최용수 윤성효 감독

멀찌감치 떨어진 곳, 뒷모습이었지만 순간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아시아의 삼손이라 불리우며 한국축구의 공격을 이끌었던 김주성입니다.

[SS포토]최용수 윤성효 감독

그의 발밑에 있는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구호가 괜히 어색해보입니다. 지도자의 길 대신 축구선수 출신 국제행정가를 꿈꾸던 그가 파주NFC에 있습니다. 웬일인가 하겠지만 김주성 (전 축구협회 사무총장)은 지난 2월 사무총장에서 국장급 말단직원으로 신문로 축협본관이 아닌 파주NFC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SS포토]김주성

먼발치에서 그를 알아본 필자의 셔터소리에 시선이 소리난 쪽을 향합니다.

기자임을 확인하고는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은 후 몇초 더 머무른 김주성.

[SS포토]김주성

이내 …꿈은 이루어진다…는 축구협회 캐치프레이즈를 뒤로하고 건물안으로 사라진 김주성.

[SS포토]김주성

김주성은 우리축구사에 한획을 그은 선수입니다.87신인왕출신으로 89년,90,91년 3년연속 아시아축구연맹 올해의 선수로 뽑혔었고, 86멕시코, 90이탈리아,94미국월드컵까지 공격수로 활약했습니다. 화려한 축구인생을 보낸 김주성은 …우리나라에도 스타출신 축구행정가 한명쯤은 있어야 한다…는 협회와의 이심전심으로 쉬운길을 포기하고 생소한 축구행정가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김주성의 의지뿐아니라 협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진행이 되었죠. 2004년 국제부 부장, 2006년 국제국 국장으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김주성은 2011년 3월에는 축구협회 실무총책인 사무총장을 맡게됩니다.

[SS포토]김주성

김주성은 정몽규 신임회장이 들어서며 한직으로 밀려났습니다.

[SS포토]김주성

1층 로비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준비중인 후배 김도훈과 이야기를 나누는 김주성.

[SS포토]김주성[SS포토]김주성

현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의 꿈도 미국 LA갤럭시로 이적하며 축구행정가라고 밝혔었습니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가는것이었습니다. 지금은 대표팀 감독을 맡아 그의 초심이 바꼈을 수도 있겠습니다.흔히 축구협회의 주인은 축구인들이라고 말합니다.축구를 보는 능력까진 갖춘 선수출신 전문행정가를 키우는 것은 다른 어떤정책보다 축구협회를 축구인들에게 돌려주는 최선의 방법일 것입니다. 1호 스타선수출신 행정가 김주성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봐야 할 필요성도 커보입니다. 그의 공과를 명확히 파악해 2호, 3호 선수출신행정가의 시행착오를 막고 잘 키워야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되돌릴 순 없겠지만 사무총장을 맡지않고 국제담당 행정가의 길을 계속갔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많은 투자를 통해 쌓은 전문성도 살리고 축구협회 회장이 바뀌는 정치적인 소용돌이속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울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후배들과의 대화도중 간간히 보이는 김주성의 미소가 왠지 씁쓸해 보이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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