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12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통령이 충격적이고 부끄러운 발언을 했다. 유감이지만 그를 부를 수 있는 말은 ‘인종차별주의자(racist)’라는 단어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여야 상ㆍ하의원 6명과 이민문제 등을 논의하면서 아이티, 아프리카를 겨냥해 “우리가 왜 거지소굴 같은(shithole) 나라들에서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루퍼트 콜빌 OHCHR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이같이 말한 뒤 “백인이 아니고, 그래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와 대륙을 ‘거지소굴’이라고 무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멕시코인과 무슬림을 비하하고 국적, 종교에 따른 정책, 반유대주의와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비판 회피 등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보인 모습은 제2차 대전 이후 전 세계가 정립하려 노력한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0년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아이티와 아프리카를 언급하면서 ‘거지소굴’ 발언을 해 참석한 의원들을 놀라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서 더 많은 사람을 데려와야 한다고까지 했다.

콜빌 대변인은 “입에 담기조차 천박한 말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인종차별과 혐오감을 조장할 수 있는, 인간성의 최악의 국면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문제다”라고 말했다.

gag11@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