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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통신원]남미 축구강국 콜롬비아 출신 루이스 미구엘(28)은 프로 선수 경력이 있는 리버풀 축구산업MBA 학우다.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건 아버지였다. 1998년 만 9세였던 아들 루이스가 또래보다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공을 차는 재능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축구 입문을 권유했다. 루이스는 거리낌 없이 정식으로 공을 차기 시작했다. 5년이 지나 지인으로부터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를 연고로 한 밀라나 로이스FC 테스트 제안을 받았다. 만 14세 시절 U-17 콜롬비아 대표팀에서 뛸 정도로 남다른 기량을 발휘했다. 루이스는 이탈리아인 외할머니 덕분에 이탈리아와 콜롬비아 이중국적을 소유했는데 2009년에는 현재 이승우의 소속팀인 이탈리아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루이스가 활약할 당시에는 3부리그 소속 팀이었다)에서 임대로 뛰기도 했다. 다만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지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제대로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려워 조기에 이탈리아 생활을 마쳤다.
이탈리아 생활을 청산한 그는 자국 리그 전통의 강호인 미요나리오스FC 등에서 뛰다가 지난 2010년 은퇴했다.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운 슬럼프가 찾아왔다. 팀내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축구 선수로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지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창 도전할 만한 20대 초반의 나이였지만 그는 돌연 은퇴를 선택했다. 주변에서 그의 재능을 아까워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오히려 프로 경력을 바탕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보자고 결심했다. 어차피 새로운 도전을 할거라면 이른 나이에 하고 싶었다.
고심 끝에 자베리아나 대학에 입학, 스포츠 비즈니스를 공부하기로 했다. 루이스는 “아직 선수로 뛰는 친구도 있다. 하지만 축구 선수를 일찍 그만두고 공부를 선택한 것에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유계약(FA) 선수로 구성된 한 팀(국내로 따지면 독립구단)에서 프로 경력을 바탕으로 경기 분석, 자문 구실을 하면서 그라운드에서 제2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진 프로 팀이 아니다 보니 선수 무단 이탈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그해 축구에 대해 더 큰 눈을 뜨고 싶다는 욕망,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쌓겠다는 뜻을 품고 리버풀에 날아왔다. 루이스는 “사실 스페인어를 사용하기에 레알마드리드 MBA, FIFA마스터, 스위스 AISIS등 다른 프로그램에 관심을 뒀다. 리버풀MBA를 선택한 건 전통이 있고 프로그램에 대해 질문했을 때 신뢰할만한 피드백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 진학 당시 영어 공인 성적도 갖췄기에 언어 장벽은 크게 느끼지 않고 있다”고 웃었다. 그가 20대에 험난한 도전을 지속할 수 있었던 건 4년간 자신의 꿈을 지지해준 연인 엘리자베스 덕분이란다. 둘은 두 달 전 약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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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조국 콜롬비아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일본과 같은 조가 됐다. 루이스는 “(아시아 축구는) 빠르고 재능 있는 선수가 많지만 선수 개개인의 플레이 자체가 무게감을 주진 않는다. 남미 선수는 경기장에서 투쟁적이고 변칙적인 경기를 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선수는 순진하게 경기를 하는 게 약점이다. 조금 더 거칠고 변칙적으로 경기 운영하면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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