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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2018시즌 재도약을 위한 삼성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보다 ‘마운드 재건’이다. 지난 2년간 9위라는 처참한 성적을 내는 동안 삼성의 마운드는 주축 투수들의 이탈과 외국인 투수의 부진으로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삼성 마운드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젊은 투수들이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무너진 마운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삼성은 왕조 시절 황금 투수진을 구축하는데 중요한 구실을 했던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를 재영입했다.
삼성은 이미 지난달 25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캠프를 시작하며 2018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투수를 15명이나 데려갈 만큼 투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마무리 캠프다. 5년 만에 삼성에 복귀한 오치아이 코치는 지난 6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되고 있는 삼성의 마무리 캠프에 합류해 투수들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의 시간동안 선수들을 지켜본 오치아이 코치는 “아직까진 직접 지도하는 것보다 투수들의 투구를 지켜보는 단계이기 때문에 기술적인 면보다 새로운 선수들 개개인의 성격 파악 등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훈련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선수들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오치아이 코치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과거 삼성 투수코치 시절 각별한 사제의 정을 나눴던 정현욱 1군 불펜 코치와 만남도 화제를 모았다. 오치아이 코치가 1군 투수 코치였을 때 투수조 최고참이었던 정 코치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후배들의 모범이 되는 모습으로 오치아이 코치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젠 두 사람이 모두 코치로서 삼성에서 의기투합해 마운드 재건을 위해 힘쓰게 됐다. 오치아이 코치는 “(정현욱 코치에 대해서는) 선수 시절부터 ‘은퇴 후에 코치를 하면 잘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앞으로 투수들을 함께 조련하면서 모든 정보를 다 공유해가며 서로 성장해 나가고 싶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치아이 코치가 삼성에 몸담고 있을 때 삼성은 KBO리그를 지배하며 왕조를 구축했다. 삼성이 오치아이 코치를 재영입한 가장 큰 이유도 왕조 시절 보여준 능력을 다시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에 대해 오치아이 코치는 “예전엔 선수들이 좋아서 많은 경기를 이길 수 있었다. 그 시절에 내가 한 것은 크게 없다. 선수들이 잘해준 것이다. 그 시절에는 누가 코치를 맡았어도 좋은 성적이 났을 것”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지금 있는 선수들을 활용해 경기에서 이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진짜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치아이 코치의 훈련 철학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프로 선수로서 자세는 ‘책임감’이다. 오치아이 코치는 “프로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성적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야구를 하면서 돈을 버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멘털적인 부분도 중요시하는 오치아이 코치의 훈련 철학은 성장 중인 삼성의 젊은 투수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오치아이 코치는 “삼성이 2010년대 초반 5년동안 정말 좋은 성적을 냈다. 선수 몇 명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결국 이기는 게 삼성의 야구라고 생각한다. 강한 팀으로 만들어 예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치아이 코치의 손을 거친 삼성 투수들이 다음 시즌 반등의 열쇠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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