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 인턴기자] 부산 아이파크 조진호 감독이 향년 44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숨을 거뒀다는 소식에 축구계가 비탄에 빠졌다.


10일 오전 조진호 감독은 부산의 클럽하우스로 출발하기 위해 숙소를 나서던 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하던 중 심장이 멈췄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음에도 결국 숨을 거뒀다.


조진호 감독은 선수 시절 1991년과 1993년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촉망받는 유망주로 떠올랐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는 18세의 나이로 발탁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앞두고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과 마찰을 빚으면서 올림픽 대표팀 합류를 거부했고, 이에 대한 징계로 6개월 선수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는 그의 축구 인생에 큰 타격이 됐다. 징계 후 소속팀이었던 포항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고, 부천 SK(현 제주 유나이티드)와 성남 일화 천마(현 성남FC)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결국 꽃을 완전히 피우지 못한 채 은퇴했다.


이후 부천의 감독으로 부임하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조진호 감독은 대전 시티즌의 수석 코치를 역임하던 지난 2013년 김인완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대행 자격으로 넘겨받으면서 본격적인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전설의 시작이었다.


그는 2014시즌 강등된 대전을 이끌고 K리그 챌린지 최강자로 군림하며 한 시즌 만에 1부 리그로 승격시켰다. 2위와 승점차는 무려 11점이었다.


조진호 감독의 돌풍은 상주 상무와 부산 아이파크에서도 계속됐다. 그가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의 상주는 구단 최초 상위 스플릿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올 시즌 부산은 33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리그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가 주목받은 것은 감독으로서 능력뿐만이 아니었다. 조진호 감독은 경기 중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치켜드는 특유의 퍼포먼스를 펼치는가 하면 페이스북을 통해 팬들과 꾸준히 소통했다. 기존의 감독들에게는 없던 모습에 그와 인연이 없던 팀의 팬들로부터도 큰 사랑을 받았다.


포항제철 아톰즈 시절의 조진호.


이른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비운의 천재로 남은 그의 선수 시절.


징계 후 부천에서 재기를 노렸던 조진호.


그는 특유의 퍼포먼스로 K리그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온화한 미소에 어울리는 친근한 성격으로 '덕장'으로 불렸다.


daeryeong@sportsseoul.com


사진ㅣ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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