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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최근 LG전자의 LED TV에서 ‘빛샘(흰점)’ 현상이 나타나 문제가 된 가운데(
본지 7월10일자 단독보도), 화면이 꺼지는 ‘블랙아웃’ 현상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고된다. ‘빛 샘’ 현상을 공식인정한 LG전자는 다른 현상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는 관련 현상에 대해 LED 백라이트에 부착된 확산렌즈 중 일부가 접착 불량으로 떨어져 나타나는 것으로 2014년 1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생산된 모델에서 해당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고객 불편을 전면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구매 시기에 상관없이 무상서비스를 진행키로 했다. 여기서 확산렌즈는 LED의 앞면에 부착돼 빛을 고르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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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꺼지는 블랙아웃 현상은 유상수리
하지만 이후 비슷한 시기에 제조된 일부 LED TV 제품에서 화면이 꺼지는 ‘블랙아웃’ 현상이 나타났고, 이와 관련한 피해 사례도 최근 빈번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제조된 제품에서 주로 나타나는 블랙아웃 현상은 블랙아웃만 나타나거나 빛샘 현상 후 블랙아웃이 진행되는 경우 등 두 가지로 진행된다. LG전자 측은 TV에서 빛샘과 블랙아웃 현상이 같이 일어나는 경우 원칙상 빛샘 현상에 대해서만 무상수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광주에 거주하는 한 소비자는 “비슷한 시기, 빛샘이 발생한 동일 기종에서도 블랙아웃 현상이 꽤 많이 일어난다”며 “빛샘 현상의 원인은 확산렌즈 이탈인데 이 증상이 인정될 경우 블랙아웃도 일부에 한해 무상수리를 해주고 있다”면서 “LG전자는 공식입장에서 증상에 대한 언급만 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원인을 밝히고 이에 따른 모든 증상에 대해 무상수리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확산렌즈 방열문제 추정해외 외신 및 전문가들은 문제 증상이 설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블랙아웃과 확산 렌즈 이탈 현상이 서로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빛샘 현상이 발생하는 LED TV는 백라이트 위치에 따라 LED를 LCD 후면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배치해 정면으로 빛을 보내는 직하형 방식이다. 다만 LED가 촘촘히 배치되면 비용이 더 올라가 확산렌즈를 크게 만들어 LED 개수를 줄이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크고 두꺼운 확산렌즈 때문에 열 발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확산렌즈 접착 부위가 약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TV업계 한 관계자는 “LED TV를 제조할 때 렌즈에 열이 가해지면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방열 설계를 하는데 열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해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 습한 장마철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내구성이 임계점에 도달해 접착 불량으로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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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의 다양한 문제양상들 확산
이유를 알 수 없는 카페 폐쇄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개설된 카페는 지난 18일 새벽 2시경 폐쇄됐다. 당시 카페 가입자들에게는 “카페의 폐쇄가 예정돼 해당 카페에서 탈퇴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공지메일이 왔다. 네이버에 따르면 카페 개설자가 카페를 비공개로 전환한 것이 폐쇄의 이유였다. 이에 대해 회원들은 “다양한 피해사례가 기록돼서 AS 문의 과정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한 순간에 날아가서 당황스럽다. 카페 폐쇄를 위해 강제 탈퇴처리가 된 점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카페는 새로운 운영자에 의해 지난 17일 초기와 비슷한 ‘LG LED TV 백라이트 액정 패널 불량 피해자 모임’이란 이름으로 다시 개설됐다. 현재까지 가입된 카페멤버는 700여명으로 지난 주말에만 60여건, 총 380여건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카페는 빛샘 현상 불량 외에도 블랙아웃, 모니터 피해, 해외직구 등 코너를 마련해 소비자들의 피해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게다가 유상수리내역 등 불만 내역을 따로 마련해 피해 원인에 대한 의견도 활발히 교류 중이다.
한 소비자는 “기준이 들쭉날쭉한 것 같다”며 “빛샘 현상이 발생한 TV와 비슷한 기종인데도 블랙아웃 현상에 대해서는 무상수리를 안 해준다. 반면 빛샘과 블랙아웃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두 문제가 연관성이 입증된 경우에 한정해 무상수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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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블랙아웃은 다른 측면의 고장”
관련 문의가 쏟아지며 수리기사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빛샘 현상과 관련된 수리 뿐 아니라 블랙아웃 등 여러 증상에 대한 문의도 한꺼번에 쏟아져 일요일까지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겨 적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이상 수리가 지연되기도 한다.
LG전자는 빛샘 현상과 블랙아웃은 별개의 고장이라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블랙아웃은 전원부 고장, 보드 불량, 액정 고장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예를 들면 PC의 경우도 부품 등이 고장나면 화면꺼짐 현상이 나타나듯이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방열설계가 원인일 수도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접착 불량이 원인이다. 열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면 그 사례(절대 숫자)가 더 많이 생겼을 것이다”라며 “빛샘 발생 이후 회사 측에서 고객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빠르게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LED TV의 화면 꺼짐 현상은 타 제조사에서도 발견된 문제 중 하나다. 백라이트 불량, 인버터 트랜스 불량, 메인보드 불량 등 원인은 다양하다. 보드 부품 중 일부의 수명이 다 되었거나 타버린 경우, 혹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꺼짐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확산렌즈 접촉 불량으로 확인된 빛샘 현상 제품에서 블랙아웃이 발견되는데 대한 해명과 무상수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소비자원 위해관리팀 관계자는 “블랙아웃 사례는 이전에는 접수된 적이 없었다”며 “블랙아웃 민원사례에 대해서는 빛샘 현상과 같은 선상에서 원인을 봐야하는 건지, 다른 측면에서 봐야하는 지 등을 파악중이며 리콜로 병행해야 할지 여부 등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정책국장도 “소비자 기본법에 따르면 안전상 문제 뿐 아니라 재산상 손해를 끼치는 문제에 대해서도 결함 여부를 보고하도록 돼있고 소비자한테 리콜하거나 보상해주는 의무도 있다”며 “TV의 경우 기대수명이 10년이기 때문에 3년만에 중대 결함이 발생한 것은 안전상의 문제를 넘어 재산상의 위해를 가한 부분이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조치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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