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5일 괌 스프링캠프에 도착하며 4연패의 첫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통합 3연패의 금자탑을 세웠지만, 올해 전인미답의 4연패를 달성하려면 이전까지 견뎠던 왕관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중압감을 견뎌내야 한다. 확실한 전력 플러스 없는 상황이라 지켜내야 할 왕관의 무게가 더 무겁다. ‘끝판대장’ 오승환이 일본 한신으로 떠나며 마무리 자리가 비어있고 테이블 세터 배영섭의 반자리도 채워야 한다. 밴덴헐크는 지난시즌 후반기 모습을 기대하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제이디 마틴은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타자로 영입한 나바로는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작 수혈이 필요한 곳은 외야 포지션이다. 그리고 팀 마운드의 주축 윤성환과 안지만은 연봉계약 난항으로 아직 국내에서 잔류중이다. 녹녹치 않은 시작이지만, 지난 3년 간의 경험은 경쟁팀이 가지지 못한 삼성만의 자산이고 과거의 값진 토양은 미래를 영글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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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간 삼성
지난 3년간 삼성은 늘 정상에 서 있었다. 영광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올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지난 영광은 때론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류중일 감독은 올시즌 키워드로 ‘초심’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방심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며, 더이상 우승자가 아닌 도전자의 각오를 다지겠다는 강력한 표현이다. 그리고 소통을 강조하던 ‘형님 리더십’에서 자상함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엄마 리더십’으로의 변신도 알렸다. 류 감독은 지난 3년의 성적이 부담이 된다면서도 “3년간 우승한 자부심을 가지고 감독 생활을 하겠다. 이번에 3년간 재계약을 했는데 (성적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늘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기술훈련 매뉴얼의 통일 작업이 수반되는 이번 괌 스프링캠프는 향후 삼성의 새로운 서막을 여는 첫 발걸음이다.
◇류중일 감독 “숙제가 많다”
류중일 감독은 괌 스프링캠프에서 산적한 숙제를 풀겠다고 했다. “오승환이 빠져나간 부분을 채워야 하고 1번 배영섭의 자리도 채워야 한다. 외국인 타자 나바로를 어디에 쓸지도 고민하고 있다. 밴덴헐크는 작년에 7승 했는데 후반에 잘했던 모습을 기대한다. 새로운 투수 마틴이 몇 승 할지도 숙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폭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류 감독은 “진갑용과 이승엽처럼 나이든 선수가 많다. 다들 자신 있다고 하지만 기대반 우려반이다. 박석민과 채태인이 지난해 만큼 잘해줄지도 고민”이라며 “선수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올시즌 128경기를 잘 하려면 이름값이 아닌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로 라인업을 꾸리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작이니까 같은 값이면 젊은 선수를 기용하겠다는 내용도 고민 끝에 밝혔다.
◇키플레이어는 외국인 선수 3명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긴장감을 통해 느슨해질 수 있는 팀 분위기를 조이고 있다. 류 감독은 “8개 구단이 전부 4강 후보다. 삼성만 물음표”라며 “삼성은 전력이 마이너스다. 차하고 포 하나씩 떨어져 나갔다”며 긴장의 고삐를 당겼다. 류 감독은 통합 4연패의 걸림돌로 기존 4강팀 외에 막내팀 NC까지 거론했다. 외국인 선수가 4명이라는게 그 배경이다. 그 연장선 상에서 삼성 또한 올시즌 성공의 열쇠는 바로 외국인 선수라는데 이견이 없다. 류 감독은 “올시즌 키플레이어는 외국인 선수 3명”이라며 “외국인선수의 성공여부는 적응력이다. 실력은 있기에 데려오는데 한국야구 뿐 아니라 문화, 언어, 음식에 적응을 잘해야 한다. 밴덴헐크 말고 나머지 두 선수는 우리팀 문화에 잘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력에 앞서 그 실력을 온전히 드러내기 위해선 적응력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타자 나바로는 괌 전훈에서 외야수비훈련을 통해 외야수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안되면 내야수로 기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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