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민병헌 \'내가 끝냈다\'
2일 잠실구장에서 2017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민병헌이 12회말 1사 1,2루 끝내기 안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역시 ‘국대 베어스’였다. 두산 민병헌이 안방에서 치른 개막 시리즈에서 2연속경기 연장 혈투 패배를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끝내기 안타로 증명했다.

민병헌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화와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연장 12회말 1사 1, 2루에서 우중간을 꿰뚫는 대형 적시타로 4시간 30분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0-3으로 뒤지던 두산은 8회말 한화 1루수 윌린 로사리오의 실책으로 한 점 따라붙은 뒤 닉 에반스의 좌월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1회초 신성현에게 솔로 홈런을 내줘 패색이 짙었는데 에반스가 11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 팀을 벼랑끝에서 건져 올렸다.

12회말 공격에 나선 두산은 최주환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다. 한화 벤치는 김재호를 고의사구로 걸러 1루를 채운 뒤 민병헌을 선택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좌전안타를 때려내기는 했지만 민병헌의 스윙이 전체적으로 무뎌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이날 경기를 앞두고 “민병헌이 투수와 타이밍을 못맞추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왕이면 빨리 감을 찾았으면 좋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SS포토] 12회 경기 끝낸 민병헌 \'살살 해줘요\'
2일 잠실구장에서 2017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민병헌이 12회말 1사 1,2루 끝내기 안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국가대표 주전 우익수는 아무나 설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김재호가 걸어나갈 때 슬쩍 미소를 지은 민병헌은 2볼 1스트라이크에서 송신영이 던진 바깥쪽 빠른 공을 받아쳐 우중간 펜스 앞까지 보냈다. 맞는 순간 끝내기 안타라는 것을 직감할 만큼 잘맞은 타구였다. 시즌 첫 끝내기이자 개인통산 네 번째 굿바이 안타이기도 했다. 1루를 지나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자세를 취한 민병헌은 동료들의 축하 세리머니를 받으며 굳어있던 표정을 풀었다. 그는 “어제(1일) 밤 늦게까지 훈련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아 좋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는 게 너무 기쁘다. 개막이후 타이밍이 안맞아 스트레스가 심했다. 특정 구종이나 코스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선 것은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배트가 따라 나갔는데 운이 따라줘 끝내기 안타로 연결됐다”며 웃었다.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는데 시즌 첫 끝내기 안타로 한꺼번에 날려버린 표정이었다.

김태형 감독도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전날 5시간 7분동안 연장 11회 혈투 끝에 5-6으로 패해 속이 쓰렸던 김 감독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두산다운 야구를 보여준 모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며 굳었던 표정을 풀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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