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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를 기점으로 변화를 맞았죠. 결혼이요? 40대 전에는 꼭 하고 싶어요.”
배우 공유의 눈빛에 자신감이 비쳤다. 20대 초 훤칠한 키와 곱상한 외모로 ‘모델 출신 꽃미남 배우’라는 날개를 달고 스타덤에 올라 청춘물을 통해 연기력에 합격점을 받았다. 2011년 그는 제대 후 실화를 다룬 영화 ‘도가니’를 통해 긴 호흡으로 연기하는 모습을 선보였고, 2013년 영화 ‘용의자’(감독 원신연)를 통해 완벽한 남자의 모습으로 한층 더 깊은 내면연기를 보여주며 ‘공유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용의자’는 모두의 타겟이 된 채 자신의 가족을 죽인 자를 쫓는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공유)의 이야기를 그린 리얼 액션물로 ‘부드럽고 귀여운 남자’ 공유의 강렬한 변신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거듭된 변신에 그는 “의도했던 것은 아닌데 군대 그리고 30대를 기점으로 조금씩 달라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전에는 선택의 폭이 좁았다면,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다양성이 있어진 게 사실이다. 자연스럽게 그 전에 하지 않았던 선택들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300만 관객 돌파로 승승장구하며 ‘달라진 공유 효과’를 피부 속 깊이 느끼며 신나게 무대인사를 하는 배우 공유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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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선택 폭이 한층 넓어졌다
군대라는 것이 결과적으로 봤을 때 필모그래피에 기준점 아닌 기준점이 돼버렸어요. 30대라고도 표현할 수 있고요. 그 전에는 사실 20대가 할 수 있는 풋풋한 작품들이 많이 들어왔다면 이제는 선택의 폭이 많이 넓어졌죠. 제 성격이자 취향은 포장되거나 만들어진 것보다는 뭔가를 찾아가는 편이거든요. 나이 들수록 이런 성향은 더 짙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함께 출연한 배우 김성균보다 형인 점이 화제가 됐다
(김)성균 씨가 굉장히 순수해요. 외적으로 봤을 때 마초일 것 같은데 전혀 안 그래요. 하하. 함께 부딪치는 장면이 많지 않았는데 극 중에서 서로 때리고 맞고 고생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죠. 최근 케이블 tvN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로 더 잘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응사’는 저도 초반에는 ‘본방사수’했었어요. 제 세대에선 1997년도가 맞지만, 감성에선 1994년이 더 맞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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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무대인사에서 객석을 향해 하트로 손을 그렸는데 넉살이 좋아진 건가?
정말 힘들었어요. 포토월에 섰는데 사진기자님들이 시켜서 했어요.(웃음) 보니까 저 말고도 다른 배우 형님들도 요즘에는 많이 하시던데요. 하하. 손하트는 얼마 전 여대에 인사갔을 때도 했어요. 제 나이가 있으니… 왠지 사촌동생 같았어요. 오빠라서 불러줘서 고마웠어요.
-‘용의자’에서 공유는 ‘아저씨’의 원빈과 많이 닮아 보였는데…
비슷한 얘기를 듣기는 했어요. 그래도 ‘용의자’를 하면서 제일 좋았던 것은 대사가 없는 가운데서 뭔가 표현할 수 있다는 도전감이었죠. 사실 몸을 쓰는 고된 촬영은 부수적인 거였죠. 저에게 첫 번째 목표이자 도전은 기구한 남자의 응어리와 한을 대사 대신 몸과 눈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였어요. ‘도가니’에서 이미 해봤던 표현들이 밑거름이 됐던 것 같아요. 단순히 공유가 “뛰고 날고 주먹질 좀 하네?”가 아니라 제가 표현한 처절한 감정들을 관객들이 화면을 통해 느끼셨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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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핫스타’로 떠오른 김우빈, 빅뱅의 탑과 함께 ‘공룡상’ 연예인으로 꼽혔다
기꺼이 끼워줘서 고맙죠. 셋 중 제가 나이가 제일 많잖아요. 이전부터 공룡상 연예인을 모아 만든 동영상은 옛날부터 봤어요. 또 김우빈이라는 배우는 눈여겨봤었어요. 처음 본 것은 KBS2 드라마 ‘학교2013’이었죠. 이종석 씨랑 같이 나오는데 멋있던데요. 목소리도 좋고. 또 주변 영화 스태프들에게 굉장히 좋은 심성을 가진 배우라는 말을 들으니 더 호감이 가던데요. 언젠가는 김우빈 씨와 영화든 드라마든 같이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공룡 둘이서 재밌겠는데요? 제가 조금 더 초식공룡 같죠?
-마지막 연애와 결혼 계획은?
스쳐 간 인연들을 제외하면 진심의 연애는 2007년 방송된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이전이었어요. 이전에는 서른 살 이전에 꼭 결혼한다고 했는데 지금 훌쩍 넘어버렸네요. 하하. 선배님들이 ‘나이 들면 더 어려워 질거다’라고 했는데 맞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일에 중점을 두니까 감흥이 점점 줄어서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지더라고요. 그래도 꼭 마흔 살 전에는 결혼하고 싶어요. 학부모가 됐을 때 아이에게 아빠가 늙었다고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아서요. 하하.
-배우 공유에게 나이 든다는 것은 무엇인가
배우로선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20대 때 분명히 ‘커피프린스~’를 하면서 느낄 수 없었던 것이 30대에 들어서 표현되고 느껴지는 것 같거든요. 물론 저 혼자가 아닌 관객분들도 저의 변화에 동의해야 하는 게 맞지만, 그것에 대한 차이점을 스스로 느끼고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 ‘40~50대가 돼서 내가 송강호 선배님처럼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상상을 하면 설레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요. 배우가 더 빛날 수 있는 게 나이가 든다는 것 같아요.
-말띠해 소망과 바람이 있다면
무리수를 두지 않고 작품을 잘 소화하고 정리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영어와 운동도 열심히 하고요. 다른 언어를 공부하면서 새로운 정서를 얻는 기쁨도 컸죠. 기회가 된다면 해외진출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배우로서 늘 좋은 작품 만나는 게 욕심인 것 같아요.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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