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 선전 다짐하는 선수들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파티오나인에서 진행된 2017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각 팀 선수들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많이 힘들지?” 군복무 중인 선수의 아픈 곳에 육중한 펀치가 날아들었다. “다시 내려가!” 이제 막 상위리그로 승격한 팀에게 치명적인 카운터 블로우가 꽂혔다.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말로 먼저 힘겨루기를 벌였다. 진짜 격돌은 다음달 4일과 5일 막을 올리는 2017 K리그 클래식 무대에서 펼쳐진다. 전초전에 불과한 입담이 꽤나 불꽃 튀게 충돌하는 것으로 보아 시즌 개막경기부터 흥미진진할 것 같다.

새 시즌 K리그 클래식 개막을 앞두고 12개 구단의 대표선수들과 사령탑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3일 서울 강남구 파티오 나인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각 팀의 대표선수들은 개막경기 대진에 맞춰 자리를 배정받았다. 자연스레 경쟁심리도 생겼던 만큼 ‘공자님’같은 좋은 말만 오갔던 것은 아니었다. 의도했든 그러지 않았든 속내가 엿보이는 날선 말 한 마디가 나올 때마다 현장을 찾은 팬들은 환호했다. 지난 시즌 K리그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상을 수상했던 정조국(강원)은 신진호(상주)와 나란히 앉았다. 두 팀은 다음달 4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격돌할 예정이다. 첫 경기를 앞둔 각오를 다섯 글자로 표현해달라는 요청에 킬러 정조국이 먼저 묵직한 슛으로 선제공격했다. 그는 군복무중인 신진호의 상황을 빗대 “많이 힘들지?”라고 말했다. 현장에 웃음이 터진 사이 신진호는 한숨을 몰아쉬었다. 공격을 당한 신진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의표를 찌르는 예리한 스루패스로 응수했다. 강등의 아픈 기억을 안고 있는 승격팀 강원에게 “다시 내려가!”라고 답했다. 웃을 수만은 없는 반격에 정조국도 뒷목을 잡아야했다.

강등과 승격을 모두 경험한 상주-강원의 대진 뿐 아니라 첫 라운드 경기일정은 경쟁심에 불꽃을 당기는 접전들이 포진했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팀인 서울과 FA컵 우승팀인 수원삼성은 ‘슈퍼매치’로 새 시즌 K리그의 문을 연다. 서울 주장 곽태휘는 “선수들이 책임감있게 함께 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수원삼성을 향해 “잘해봅시다”고 말했다. 수원삼성 주장 염기훈은 “2-0 수원 승”이라고 짧고 간결하게 답하며 “팬 여러분들에게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동해안 더비’를 벌이는 포항의 양동현은 울산을 향해 “행운의 3점”이라고 도발했다. 이에 울산 이종호는 “행운을 빌게”라며 이죽거렸다. 호남지역 맞대결을 벌이는 전북의 김보경이 “자비란 없다”고 강하게 선전포고하자 전남의 김영욱이 “끝나면 알아”라며 호승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쟁심 가득한 선수들이 예상하는 올 시즌 득점왕은 누구였을까. “우리팀에서 득점상 수상자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하면서도 지난 시즌 최고 공격수였던 정조국에게 표가 몰렸다. 물론 정조국에 대한 존중 속에서도 은근한 경쟁심이 담겨있었다. 신진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정)조국이 형이 올해도 득점왕을 할 것 같다”는 그는 이유를 묻자 “제가 세게 말해서 약을 한 번 드려야 할 것 같아서…”라고 답해 좌중을 웃겼다. 지난 시즌 광주에서 함께 지냈던 김민혁은 “조국이 형이라고 말해야할 것 같다”며 약한 체를 했다. 인천 김도혁은 “혹시나 저희에게도 지갑을 열지 않을까 싶어서 조국이 형을 후보로 꼽겠다”고 말했다. 정조국이 “(이)근호가 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신이 맡을테니 ‘형은 지갑만 열면 된다’고 하더라. 열심히 지갑을 열겠다”고 말한 것을 재치있게 활용했다. 대구 박태홍과 제주 안현범도 정조국을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정조국의 대항마로 조나탄(수원삼성)이 두 표를 받았다. 포항 양동현은 “염기훈이 있으니까”라며 조나탄을 득점왕 후보로 꼽았고 염기훈은 “골 결정력이 정말 좋다”며 조나탄에 한 표를 보탰다.

polaris@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