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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1’ 시대를 호령했던 이제동(EG·사진)이 ‘스타크래프트2’ 메이저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프로게이머 최초로 스타1과 스타2 대회를 모두 석권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이제동은 지난 8일(한국시각)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의 노이뮌스터에서 열린 ‘아수스 ROG 토너먼트 노스콘 2013’ 결승에서 사샤 호스틴(에이서)을 4-2로 제압하고 스타2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 우승상금 1만 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스타1 시절 4대 천왕으로 굴림했던 택뱅리쌍 가운데 한 명으로 최고 기량을 가진 프로게이머로 꼽혔던 이제동이었지만 스타2로 종목이 전환되면서 과거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이제동은 8게임단(현 진에어) 소속으로 남아 있으면서 해외팀인 EG의 임대 선수로 미국에 진출하면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올해 4월 드림핵 스톡홀름 대회에서 3위에 오른 이제동은 6월 열린 드림핵 서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스타1 시절의 기량을 서서히 찾아갔다. 7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드림핵 발렌시아에서도 결승에 진출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기량은 날로 날카로워졌다.
그러나 이제동의 마지막 1%는 쉽게 채워지지 않았다. 블리자드가 주최하는 ‘월드챔피언십시리즈(WCS) 아메리카 시즌2’와 블리즈컨 현장에서 펼쳐진 WCS 그랜드파이널에서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때문에 이제동이 과거 같은 저그 종족을 주로 써온 홍진호와 같이 2인자 징크스에 시달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징크스를 훌훌 털어버린 것이 바로 아수스 ROG 토너먼트 노스콘 2013 결승이었다. 이제동은 샤샤 호스틴을 상대로 첫 세트를 잡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3세트와 5세트, 6세트를 잡아내며 비교적 손쉽게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해외 선수들 외에도 이신형(에이서), 문성원(에이서), 이승현(스타테일) 등 국내에서도 최정상급 기량을 선보인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차지한 값진 우승이어서 더욱 값지다. 여기에 지난 5일 임대선수라는 꼬리표를 떼고 EG팀으로 완벽하게 이적을 한 이후 첫 우승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우승으로 이제동은 스타1 시절 대세를 이끌었던 택뱅리쌍 중에서 제일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으며, 스타1 프로게이머 출신중 가장 성공적인 종목 전환 사례로 꼽히게 됐다.
김진욱기자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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