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동 돔구장
잠실돔이 실현될까? 잠실구장 주변 종합개발계획 보도돼 프로야구 팬들을 설레게 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돔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서울시가 잠실종합운동장 단지에 현 잠실야구장을 허물고 2020년까지 돔구장을 건설하려 하고 있다. 서울시는 ‘영동국제회의전시(MICE) 복합단지 조성계획안’에 따라 탄천을 중심으로 코엑스부터 잠실주경기장 일대를 묶어 개발할 예정이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돔구장 건설이다. 그 동안 야구인들의 숙원인 돔구장 건설이 추진된 사례는 있었지만 변죽만 울리다 만 경우가 많았다. 고척돔이 건설되고 있지만 야구인들이 기대하는 돔구장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서울시가 나서 구체적인 구상을 갖고 돔구장을 추진하고 있어 ‘제대로 된 돔구장’에 대한 기대가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잠실돔 및 콤플렉스 어떻게 짓나
본지가 취재한 ‘영동국제회의전시(MICE) 복합단지 조성계획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잠실 돔구장을 대형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복합 클러스터로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잠실 학생체육관과 수영장 쪽에 4만석 규모의 돔구장과 호텔을 짓는다. 현재 야구장 옆 주자창 부지에 수영장까지 들어가는 실내스포츠 콤플렉스를 짓고 야구장과 그 인근엔 전시와 공연을 함께 할 수 있는 데크플라자와 다목적홀, 호텔 등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잠실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잠실실내체육관은 존치된다. 공사 순서는 실내스포츠 콤플렉스를 먼저 짓고, 수영장과 체육관 등을 이전한 후 돔구장 등을 짓는다. 돔구장이 완공되면 야구장을 다시 이전한 후 나머지 공사를 하는 일정이다.
이와 같은 MICE복합단지 개발 계획이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 이미 오세훈 시장 재임시절인 2007년 계획됐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유보됐다.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7월 국제 금융인 포럼에서 MICE인프라구축에 대한 고민을 언급한 바 있고, 지난 5월엔 박 시장이 이병석 대한야구협회 회장과 만나 야구 현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서울시 차원에서 야구 발전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등 야구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한바 있다. 고척돔이 아마야구 대체구장으로 건립되는 구장이라는 이 회장의 발언 끝에 나온 말이었다. 잠실야구장 주변 종합개발계획은 당시 박 시장의 이야기와 팬들의 기대가 맞물려 폭발적인 관심으로 이어졌다.
◇‘제대로된 돔구장’ 실현될까
1982년 건설돼 지은지 30년이 넘은 잠실야구장은 매년 유지 보수 비용으로 수십억원이 들어갔다. 야구인들은 비가 오면 경기가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프로야구 특성상 돔구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해왔고 그 입지로 잠실종합운동장 부지가 최적이라는 의견을 수년전부터 개진했다.
개발 계획은 서 있는데 어떻게 재원을 조달할지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 등은 아직 확정이 안된 상태다. 잠실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조성에는 4만석 규모의 돔구장 건설비용 5000억원 이상을 포함해 약 1조 2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12월 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공공개발센터의 개발정책국의 한 관계자는 “마이스 복합단지 조성때문에 5월 말에 용역착수를 했고, 9월 말에서 10월 초 공공기관 이전 등에 대해 현황파악을 한 것은 맞다. 그러나 아직 검토 중인 사안이다”라고 한 발 뺐다.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은 2015년 2월 완공 예정인 고척돔 문제다. 이 관계자는 “고척돔 운영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할 게 많다”며 돔구장이 이슈화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했다.
◇프로야구 관계자 “돔구장, 지어야 짓는거지”
서울시가 직접 나서 돔구장 건설 계획을 밝힌 것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정말 실행 의지가 있는지, 실현 가능한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관련 계획에 대해 ‘전해들은 바 없다’는 반응이다. 류대환 홍보지원부장은 “KBO와 논의된 건이 아니어서 KBO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구단에서는 “또 하나의 공약 아닌가”하는 반응이다. 잠실구장을 사용하고 있는 한 구단 관계자는 “또 다시 선거철이 오나보다”라고 탄식하며 “서울시도 결정된 안이 아니라고 하고, 구단에서도 그에 대해 전달받은 바가 없어 뭐라고 반응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 외에도 프로야구 구단 사이에서는 “돔이 아니었는데 돔이 된 고척돔 말고는 돔구장 관련해 이뤄진 게 없지 않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과연 서울시가 이번엔 야구인들과 팬들의 숙원을 이뤄줄지 궁금해진다. 김정란기자 peac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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