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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특별할 게 있나. 똑같이 해야지.”
지옥의 2연전이 시작됐다. 2016 KBO리그가 9일부터 2연전 체제로 전환했다. 연일 최고기온을 경신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체력저하를 호소하는 10개구단 선수들은 잦은 이동이라는 또 하나의 암초를 만났다. 2연전 체제는 위닝시리즈(3경기 중 2승 이상) 개념이 사라져 매 경기 결승전처럼 치러야 한다는 게 감독들의 공통의견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3연전체제에서는 1승 1패한 뒤 세 번째 경기가 결승전이라는 각오가 하나의 동기부여로 작용했지만 2연전 체제에서는 이런 기분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양팀 선수단의 ‘기세’를 중요하게 여기는 김 감독 입장에서는 비록 1차전을 패하더라도 위닝시리즈를 노릴 수 있다는 심리적 요인이 경기력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는 것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이날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1승 1패한 뒤 이동길에 오르면 뭔가 찜찜함이 남는다. 1승 1패면 승차에 변동이 없기 때문에 순위싸움 하는 입장에서는 손해봤다는 느낌이 있다. 두 경기뿐이기 때문에 모두 잡아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고 밝혔다. 한화 김성근 감독과 KIA 김기태 감독 등 대부분 감독이 같은 얘기를 했다. 김기태 감독은 “3연전 체제에서도 그랬지만 2연전 체제에서는 주 단위로 결산한다는 기분으로 경기를 치른다. 일주일에 6경기를 치르는 것은 변함없기 때문에 상대 팀과의 전적보다 주간 3승 3패를 기준으로 1승이라도 더 보태기 위해 노력하는 게 마음 편하다”며 웃었다.
한 경기 패할 여유가 있다는 것은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능하면 두 경기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면 심리적으로도 쫓긴다. 올해처럼 치열한 순위싸움이 전개되면 상대 전적까지 고려해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3연전 체제 때보다 한 경기에 쌓이는 정신적 피로도가 가중된다는 의미다. 각 팀이 선수들의 체력보호에 어느때보다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하루 자고 이동해야 하는 일정도 변수다. 야간에 버스로 이동하는 데 익숙한 선수들이지만 많게는 주 3회 버스를 타야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다. 류 감독은 “여유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2연전 체제라고 이동 방식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계획이다. 우리는 선발투수들이 경기 전날 이동하는데 이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11일과 12일 대구 두산전에 각각 선발등판하는 요한 플란데와 김기태가 10일 경기전 대전을 떠나 먼저 이동하는 식이다.
원정길을 떠나기 전 싸던 짐도 줄어든다. 타지에서 이틀 숙식을 하는 것과 하룻밤만 자고 다시 홈으로 돌아오는 일정일 때에는 이른바 ‘반짐’만 싼다는 것이다. SK 김용희 감독은 “원정, 홈, 원정 순으로 일정이 짜여지면 짐싸는 것도 일이다. 평소처럼 다 싸기도 애매하고 일부만 남겨놓는 것도 애매하다”며 웃었다. 김성갑 수석코치는 “과거에는 홈-원정-홈 2연전 일정일 때에는 홈팀 라커룸에서 배트 몇 자루와 경기에 쓸 짐만 단촐하게 들고 이동하기도 했다. 가져간 배트가 부러지면 동료의 것을 빌려 쓰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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