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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어때 측이 야놀자의 마케팅을 베끼면서 ‘국내최초’라 주장한다며 불만을 털어놓자 이에 여기어때는 ‘말도 안 된다“며 맞서고 있다. 사진은 인천의 한 모텔 입구. 이상훈기자 part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업계 추정 국내 숙박업 시장규모는 약 20조원이다. 오차 범위가 제법 있겠지만 O2O(Online to Offline)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는 수많은 분야들 중에서 시장규모로는 으뜸이라 할 만하다.

20조 가운데 4조는 호텔이, 1조는 펜션과 게스트하우드를 비롯한 숙박업소들이 차지하고 있다. 중소형호텔(모텔)은 무려 15조원이나 된다. 현재 이 15조 시장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곳은 무척 많지만 압도적인 사용자 수를 보유한 곳은 단 두 곳, 야놀자와 여기어때다. 이 두 곳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두 기업 간 비방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마케팅 활동 시 특장점이 되는 ‘업계 1위’, ‘국내 최초’, ‘국내 최대’ 등의 타이틀을 얻기 위한 업체의 ‘꼼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야놀자는 여기어때의 ‘꼼수’가 도를 넘어섰다면서 “이제는 방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야놀자는 오랫동안 참아온 여기어때의 ‘따라하기’ 행태에 대한 자료들을 스포츠서울에 공개했다. 우선 야놀자의 ‘바로예약’ 기능과 관련해 여기어때가 이를 똑같이 카피하다 못해 오타까지 그대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6일, 야놀자의 서비스 ‘당일예약’이 바로예약으로 변경된 후 여기어때도 같은 달 26일 예약 기능을 도입했는데 이용안내 문구가 야놀자와 100% 일치했다. 야놀자가 바로예약을 당일예약으로 미처 바꾸지 못한 채 노출했던 부분도 여기어때에 ‘당일예약’이라고 똑같이 노출됐었다.

여기어때의 야놀자 따라하기는 한참 전부터 확인됐다. 야놀자가 1월부터 실시한 최저가 보상제도 그 중 하나다. 야놀자는 최저가 보상제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다면서 이에 대한 자료를 1월 8일 발표했다. 그로부터 3일 후인 11일, 여기어때도 최저가 보상제를 도입한다고 자료를 배포했다. 다만 야놀자가 최저가가 아닌 경우 차액의 300%를 보상하는 것과 달리 여기어때는 500%를 보상한다면서 ‘업계 최초, 업계 최대’라고 광고했다.

이에 대해 여기어때는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야놀자는 도입한다고 ‘발표’했지만 여기어때는 ‘실시’한다고 발표한 것이므로, 실제 앞서 기획하고 진행한 이벤트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놀자 관계자는 “영업사원들끼리는 이벤트 준비과정에 대해 서로 알고 있다”면서 “먼저 준비하고, 계획하고, 발표한 것을 뒤따라 똑같이 실시하면서 단순히 보상액을 높여 ‘업계 최초’, ‘업계 최대’라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또 ‘대한민국 최저가 5000원 추가할인’ 이벤트를 2월 1일에 실시하자 여기어때도 ‘국내최저가에 5000원 추가할인’ 이벤트를 2월 3일부터 실시한 것, 2월 29일부터 반값쿠폰 50% 할인 이벤트를 실시하자 여기어때가 3월 2일부터 역시 동일한 50% 할인쿠폰을 실시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한민국 최저가+5000원 할인’, ‘50% 반값쿠폰’ 등과 동일한 이벤트를 여기어때가 수일 내 따라했다는 것이다.

야놀자는 또 지난해 말 ‘2015 좋은숙박 TOP 100’을 선정, 발표하자 여기어때는 이를 따라해 ‘대한민국 좋은숙박 TOP 1000‘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야놀자 측은 ‘좋은숙박’ 슬로건과 ‘TOP 1000’ 같은 비슷한 수준을 넘어선 이벤트는 ‘모방’을 넘어선 ‘카피’라고 주장했다. 또한 올해 초 야놀자가 바로예약에 미리예약 기능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 이후 여기어때는 60일 전부터 미리예약이 된다는 점을 강조, ‘국내최초 미리예약’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앞서 500% 보상으로 ‘업계 최초’라 광고한 것과 더불어, 60일 전 예약이 가능하다고 ‘국내 최초’라 표현하는 것은 야놀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최초’ 만들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여기어때의 이용약관과 바로예약의 이용약관이 따옴표 표시를 제외하면 똑같다는 지적도 있었다. 야놀자 바로예약의 약관 내용을 여기어때가 문장의 순서, 문구, 멘트, 환불규정 등을 똑같이 따라했다는 것이다. 야놀자는 “현재는 여기어때의 약관이 수정 변경된 상태지만 야놀자와 똑같은 초기 약관에 대해서도 캡처해 놓았다”고 말했다.

야놀자의 한 임원은 “바로예약을 1년 반 늦게 해놓고 최초라고 지나치게 홍보몰이를 하고 미리예약을 60일 먼저 하는건 기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데 최초 타이틀이 욕심나서 국내최초라고 말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서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벤치마킹 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사가 먼저 실시한 서비스를 살짝 바꿔놓고 자기네가 최초라고 주장하는 사례들에 대해서는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흐리는 행위기에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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