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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바다 우선제(왼쪽부터) 우명제 나무. 제공 | 플럭서스뮤직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결성 11년째를 맞이했지만 그룹 ‘안녕바다’의 팀명은 아직 대중에게 생소하다. 그러나 이들의 대표곡 ‘별빛이 내린다’를 들으면 “아~!”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팀 이름도 낯설고, 노래 제목도 익숙하지 않지만 “별빛이 내린다~ 샤라랄라랄라라~”하는 멜로디와 가사는 익숙하다. 최근 몇년간 각종 TV 프로그램과 CF에서 끊임없이 배경음악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 곡 ‘별빛이 내린다’의 주인공인 ‘안녕바다’의 세 멤버 나무(29·보컬), 우선제(29·기타), 우명제(33·베이스)를 만났다. 오는 23일 3년 만에 정규 4집 ‘밤새, 안녕히’의 발매를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 ‘별빛이 내린다’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안녕바다, 이들의 대표곡 ‘별빛이 내린다’ 그리고 안녕바다가 앞으로 펼쳐나갈 음악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6. 안녕바다는 떼돈을 벌었다? “예전에 굶었다면 이젠 밥은 먹는 정도”

안녕바다 멤버들은 ‘별빛이 내린다’가 히트해 ‘뗴돈’을 벌었겠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 “우리가 돈을 벌었을 거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 예전에 굶었다면 이제 밥은 먹는 정도다.”(나무) “노래가 알려지긴 했지만 완곡이 엄청나게 히트한 적은 없다. 이 곡이 히트했다고 멤버들은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때 ‘돈 많이 벌었겠네?’라는 질문을 받으면 유명하구나 생각할 뿐이다.”(명제)

#7. 메인보컬 나무 “내가 공익근무할 때 노래가 뜨더라고요”

‘별빛이 내린다’는 2009년 안녕바다의 첫 EP 앨범에 수록됐지만 나올 때 큰 반향을 일으킨 노래는 아니었다. 반응은 서서히 왔다. 2010년 무렵 강호동이 출연할 당시 KBS ‘1박2일 외국인 노동자 특집’에 나온 게 거의 처음이라고 멤버들은 기억했다. 이후 은행·건강식품 CF 및 SBS ‘런닝맨’, tvN ‘꽃보다 할배’ 등 다수의 예능에 쓰였다. TV와 라디오에서 자주 틀어줘 ‘수도꼭지송’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멤버들은 “요리 프로그램 등 뭔가 빛나는 장면에 어김없이 나오더라. 사실 안녕바다의 감수성을 대표하는 서정적인 곡인데, 의도와 다르게 개그 성향의 장면에 쓰일 땐 약간 아쉽다”고 말했다.

공익 근무 요원 활동을 하다 지난 1월 소집 해제된 나무는 정작 활동했을 때가 아닌 밴드 휴지기 때 노래의 인기를 실감했다. “밴드 활동을 잠시 멈추고 내가 공익 근무를 하는 동안 노래가 더 뜨더라. 홍대 길거리에서 어떤 여성분들이 ‘별빛이 내린다~ 샤라랄라랄라라~’하는 부분을 부르며 지나가는 걸 옆에서 보며 신기하다고 느끼기도 했다.”물론 그 여성들은 자신들 바로 옆에서 그 노래의 원곡자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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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바다 보컬 나무. 제공 | 플럭서스뮤직

#8. ‘별빛이 내린다’에 대한 색다른 해석 “지구 마지막 날 상상해 보세요”

‘별빛이 내린다’는 서정적인 가사와 부드러운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이다. 그러나 원작자는 또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작사를 직접 한 나무는 “가사를 만들었을 때 어쩌면 지구 마지막 날에 대한 노래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유성들이 지구로 떨어지는 장면에 대한 상상도 녹아있는 노랫말이다. 서정적인 가사이지만 반대로 무서운 상황을 떠올리며 들어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 안녕바다의 ‘별’ 사랑, “저희 앨범에서 ‘별’을 찾아보세요.”

안녕바다의 앨범에는 반드시 ‘별’과 연관된 수록곡이 있다. 2009년 첫 EP와 2010년 1집에 모두 실린 ‘별빛이 내린다’, 2012년 2집의 ‘야광별’, 2013년 3집의 ‘지구별에서의 뜨거운 마지막 밤’까지. 이번 앨범에서도 안녕바다는 ‘별’에 대한 노래를 꼭 넣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다. 그래서 4집에 넣은 수록곡이 ‘인공위성’이다. 제목에 ‘별 성(星)’이 들어가니 ‘별’에 대한 노래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게 안녕바다의 ‘유권해석’이다.

#10. ‘별빛이 내린다’ 넘어야 한다는 부담감? “전혀 없어요”

안녕바다는 데뷔 EP 앨범 수록곡 ‘별빛이 내린다’ 이후 3장의 정규 앨범을 냈지만 아직 ‘별빛이 내린다’의 인기를 넘어서는 노래를 만들진 못했다. 4집 발표를 앞두고 그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그런 부담감은 전혀 없다. 그게 일반 가수와 밴드의 차이점일 것이다. 가수는 활동 기간과 무대가 한정된 반면 우리는 앨범 발표 후 따로 활동 기간이 있는 게 아니라 긴 호흡으로 수많은 공연장에서 노래를 한다. 늘 여러 곡을 부르기 때문에 한곡이 떴다는 게 부담이 되진 않는다.”(명제) “공연에서 이 노래가 나오면 좋아해 주니 오히려 좋다.”(선제)

안녕바다가 오는 23일 3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4집 ‘밤새, 안녕히’는 1,2집 당시 선보인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배제하고 어쿠스틱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웠던 3집 작법의 연장선상에 있다. 최근 선공개한 싱글 ‘왈칵’은 잔잔한 기타 선율에 사랑과 이별을 겪어본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애틋한 감정을 담았다. 안녕바다는 자신들의 음악 색깔에 대해 “밝음 속에 공존하는 슬픔”이라고 정의 내렸다. “진솔한 음악을 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하기 위해 늘 노력할 것이다.” 안녕바다는 TV와 라디오에서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며 4집 앨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다음 달 8일과 9일에는 서교동 롯데카드 아트센터 아트홀에서 단독 콘서트 ‘밤새, 안녕히’를 열고 팬들을 만난다.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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