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태영 슈돌
슈퍼맨이 돌아왔다 기태영. 제공|KBS2

[스포츠서울 김정란기자]‘기아빠’와 ‘백집사’는 송일국의 전철을 밟을까? 육아 프로그램 출연으로 최근 호감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두 배우에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얻은 호감도를 바탕으로 본업인 연기자로서도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할 수 있을까?

◇기아빠, 백집사 아빠라서 행복한 배우들

배우 기태영은 최근 KBS 간판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슈돌)’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출연자 중 한 명이다. 걸그룹 SES출신 연기자 유진과 결혼해 딸 로희를 키우고 있는 아빠이기도 한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초보아빠답지 않은 자상함을 갖춘 딸바보의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백집사’라는 별명을 얻은 배우 백도빈 역시 SBS ‘오 마이 베이비(오마베)’에 출연해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며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5일 방송에서는 서투르긴 하지만 딸과 딸의 친구를 위해 대형 생선인 방어까지 손질하는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정극에서 주로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던 이들이 현실에서는 드라마 속 모습과 종종 약간 ‘허당’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가정에 헌신적인 ‘남편’,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모습이 시청자들에게는 한없이 호감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들의 존재감이 높아지면서 이들 역시 송일국의 전철을 밟을지도 또 하나의 관심사다. 배우 송일국은 세 쌍둥이 아들 대한 민국 만세와 ‘슈돌’ 출연으로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며 배우로서의 주가도 높였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인기와 연기력이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은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지 않나. 육아 프로그램 출연으로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얻은 것은 이들에게 큰 플러스 요인”이라고 귀띔했다.

기태영과 백도빈은 이미 연기자로서 적지 않은 경력을 가진 배우들. 이들의 연기력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검증받은 바 있다. 여기에 호감이라는 요소가 더해졌으니 연기자로서의 기회도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백도빈
오 마이 베이비 백도빈. 제공|SBS

◇아빠의 한계를 넘어라

하지만 이들의 육아프로그램 출연이 단순히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배우로서는 현실에서의 모습을 지나치게 많이 노출하는 것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송일국 역시 연쇄살인마로 출연한 영화 ‘타투’ 제작보고회에서 “배우로서 더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변신을 시도하고 싶었는데 장애가 많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육아 프로그램 출연 제의를 받은 배우들이 출연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도 이 때문이다. 아이들의 사생활이 지나치게 많이 노출된다는 점도 출연을 망설이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지만, 본업인 연기자로서도 아빠, 남편으로 박힌 자신의 이미지를 극복해야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는 것.

배우로서는 대본을 통해 극중 캐릭터의 모습만 보여줄 수 있지만, 예능 프로그램, 특히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의 이미지는 제작진이 강조하는 이미지가 출연자의 정체성이 된다. 허당 이미지나 수다스러운 남편 이미지는 시청자들에게 한층 호감을 높일 수 있지만, 정극에서는 어색한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이처럼 육아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빠이자 배우들은 이제 양날의 검을 들었다. 이들이 단점은 피하고 장점을 취할 수 있을까? 기태영과 백도빈은 아빠로서의 인생 뿐 아니라 배우로서의 인생도 분수령을 맞게 됐다.

peace@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