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왕진오기자] 1970년대 일본 판화와 현대미술의 동향을 이우환 화백의 작품과 일본 작가 14명의 작업으로 살펴보는 전시 '영상과 물질_1970년대 일본의 판화'전이 경기도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소장 야마사키 히로키)와 경기도미술관(관장 최은주)이 함께 2월 2일부터 진행하는 전시는 1970년대 판화 표현의 주요한 경향을 소개하며 판화에 의해 확장된 70년대 일본 현대미술의 흐름을 살피는 자리이다.

▲기무라 코스케, '현재위치− 존재A'. 73 ×104cm, 실크스크린, 석판화, 1971.

전시는 1983년 설립 이후 판화를 전문으로 다룬 일본 마치다시립국제판화미술관의 다키자와 쿄지 학예원이 엄선한 작품을 통해 낯선 일본현대미술가들의 색다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우키요에의 전통에서 벗어나 독자적 예술장르로 자리매김한 일본의 판화는 동시대 사회와 예술적 조류를 반영하며 새로운 미학을 보여준다. 1957년 도쿄 판화비엔날레가 열리면서 일본 판화는 기법이나 주제면 에서 국제적 감각을 갖춘다.


일본의 1970년대 판화는 영화, 만화, 광고 등 시각영상이미지로 넘쳐나는 현대의 풍속을 담아냈다. 사진을 그대로 전사하는 것이 가능한 실크스크린 기법이 자리잡아감에 따라, 이 영상의 시대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면서 작가의 예술개념을 표현할 수 있는 매체로서 판화가 제작됐다.


목판과 실크스크린이라는 일본의 전통과 현대의 기법을 조합함으로써 새로운 판화의 시대를 보여주는 노다 테츠야의 작품은 영상시대의 사진이미지와 같이 일상의 스냅장면을 동시대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노다 테츠야, '일기;1968년8월22일'. 82 ×82cm, 실크스크린, 목판, 1968.

기무라 코스케와 기무라 히데키의 작품에서 보이는 투명한 상의 중첩과 반복, 마츠모토 아키라와 하기와라 사쿠미의 작품에서 순차적인 이미지의 반복 속에 망점 또는 컷으로 해체된 영상이미지는 현대사회에서 브라운관을 통해 보는 영상이 가진 다양한 속성을 드러낸다.


또 사이토 사토시는 사진 속 사진의 이미지를 담으며, 중첩된 영상과 그것을 다시 찍어낸 판화로써 상(image)의 두 의미를 미묘한 긴장 속에 풀어내며 섬세한 방식으로 현대사회를 담아내는 조형언어로서 판화를 실험했다.


'영상과 물질'이란 주제로 살펴보는 1970년대 일본판화는 영상이미지를 통한 현대사회의 표현, 매체 자체를 물질로서 다룬 근본적 접근에 이른다. 또한 판이라는 미디어를 다루는 데에 있어 현대 미술가들의 실험적 시도와 고민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새로운 조형성을 갈구하는 현대 미술가들에게 지속적인 자극의 원천이 될 판화를 선보이는 자리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1970년대 일본 현대판화를 집중 조명함으로써 일본 아방가르드 예술을 한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4월 3일까지.


wangp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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