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 poster
타투 제공|

[스포츠서울 김정란기자]‘삼둥이 아빠’ 송일국은 ‘장영실’이 시작되기 전에 ‘한지순’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까? 배우 송일국이 사이코패스 스릴러 ‘타투’에서 연쇄살인마로의 변신을 보여준다.

영화 ‘타투’(이서 감독)는 사이코 연쇄살인마 한지순에 의해 죽음의 고비를 넘긴 타투이스트 수나(윤주희 분)가 성인이 된 뒤, 복수를 위해 그를 찾아 헤매다가 어느새 그 역시 괴물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속 한지순은 여자, 특히 어린 여자를 가학적으로 살해하면서 쾌락을 느끼는 인물이다.

이서 감독은 “한지순은 그간 영화에서 보여졌던, 사연이 있고 트라우마가 있는 정형화된 살인마 캐릭터를 탈피하고 싶었다. 수나 역할은 복수를 꿈꾸다 자신이 괴물이 되어버린 여자를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 자기와 가까운 여자들을 모두 지순과 만나게 만드는 수나의 모습을 보면 감독의 의도는 설명이 되지만, 살인마에 강간을 당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범죄 장면의 나열 같은 영화는, 보고 나서도 목적을 알 수 없다.

송일국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배우에게는 누구나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지 않나? 특히 오랫동안 영화를 하지 못했는데 이 제안을 해준 감독이 고마워 크게 고민하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며 영화에 대한 애정과 사극이나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해 고정된 이미지에서 변화하고 싶다는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일국의 이 선택이 옳았는지는 의문이다.

송일국의 말대로 배우는 언제나 변화를 갈망하지만, 변신에 대한 갈망은 때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배우 A는 “배우가 로보트도 아니고 어떻게 변신을 하냐”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이내 정색하며 “변신에 대한 욕망이 크다보면 그냥 변신을 위한 변신이 될 뿐 방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작품을 택하는 경우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다른 배우 B는 “영화를 택할 때 캐릭터보다는 영화 전체를 보고 고른다”고 했다. 자신의 캐릭터가 빛나더라도 영화가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지 않으면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니 변신을 보여줄 기회 자체를 잃기 때문이다.

송일국의 ‘타투’가 변신을 위한 변신으로 남을지 그 한계를 넘을지는 이번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평으로 결정될 것 같다.

peac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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