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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칠레 라 세레나에서 열린 2015 U-17 월드컵 벨기에전에서 선발 출전 선수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17세 이하(U-17) 대표팀이 2년 전 아시아선수권 예선을 위해 처음 모였을 때, 휴식시간 풍경을 본 적이 있었다. 10여명이 벤치에서 쉬는데 그 중심에 이승우와 장결희 등 이른 바 해외파 선수들이 있었다. 당시 코칭스태프 중 한 명은 “둘은 올해(2013년) 모처럼 이 팀에 들어왔다. 바르셀로나에서 뛴다고 하니까 일단 궁금하지 않겠나. 그러다보니 한국에서 운동하는 선수들이 둘에게 많이 물어본다”고 말했다. ‘해외파’ 바이러스는 금세 번졌다. 이상민 등 몇몇 선수들이 “언젠가는 나도 외국으로 나가 뛰고 싶다”고 말했고, 실제로 조기 유학을 검토했던 경우도 있었다. 최진철 감독도 지난 해 말 인터뷰에서 “두 명 정도 더 나갈 수도 있다”는 말로 해외 진출 바람을 설명했다. 지난 6월 U-17 대표팀 훈련 캠프에서도 그런 경향을 느낄 수 있었다. 중학교 시절 두각을 나타냈던 최인혁(말라가)과 강효신(알코벤다스·이상 스페인)이 테스트 신분으로 ‘최진철호’에 합류, 잠시 몸 담으면서 흐름은 더 거셌다.

그런 최진철호 멤버들에게 U-17 월드컵은 자신을 알리는 좋은 무대였을 것이다. ‘제2의 기성용’으로 불리는 미드필더 김정민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해외에 진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정민의 마음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물론 가고 싶다고 마음대로 갈 순 없다. 이번 대회 엔트리 21명 중 K리그 유스 산하 선수들이 15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고교 졸업 뒤 국내 각 구단에서 뛰어야 한다. 방법을 마련해 당장 유럽을 간다고 해도 국제축구연맹(FIFA) 해외이적 규정 때문에 오랜 기간 실전에 나설 수 없다. FIFA 징계로 2년 반 동안 바르셀로나에서 훈련만 한 장결희는 “내게 유럽 생활을 물어보는 또래들이 있지만, FIFA 징계로 이렇게 경기를 못 뛰는 나 같은 상황이라면, 한국에서 배우는 게 훨씬 좋다”고 했다.

그럼에도 유럽에 가고 싶은 그들의 의지를 무조건 막을 순 없을 것이다. 브라질을 이기고, 반대로 벨기에에 지는 등 다양한 경험을 맛 본 선수들이 언젠가 큰 물에서 뛰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히는 것은 당연하다. 그게 한국 축구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제 곧 프로가 될 U-17 대표팀 선수들이 잘못된 곳으로 가지 않도록 인도하고, 어린 선수의 올바른 해외 진출 코스가 무엇인가를 논하는 것도 필요하다. 최진철호 멤버들은 기존 한국 축구 장점에 기술까지 갖췄다. 좋은 재목이 길을 잘못 들어 우왕좌왕하는 일이 없도록 축구계가 이들의 미래를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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