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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강헌주기자] 온라인 음악서비스 업체 ‘지니’를 운영하는 KT뮤직은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후불형 요금상품 ‘알뜰 음악감상’ 서비스를 발표했다.
현재 디지털 음원 서비스업체들은 10년째 선불 정액요금제만으로 고집하고 있다. KT뮤직도 월 6000원만 내면 음원을 무제한으로 스트리밍할 수 있는 정액형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날 KT뮤직은 국내서 처음으로 소비자가 사용한만큼만 지불하는 후불형 요금상품을 선보였다. 마치 가스·전기를 사용한만큼 요금을 내듯이 음원에 대한 댓가도 감상한 곡의 수에 따라 지불한다는 개념이다.
‘알뜰 음악감상’은 월 기본료 100원에 한 곡 감상시 10원씩 요금이 추가되는 방식이어서 요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진다. KT뮤직도 이 요금제는 헤비 유저보다 음악감상에 돈을 들이지 않는 사용자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KT뮤직은 문턱을 낮혀 새로운 사용자층을 넓혀 가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최근 디지털 음원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도 감안한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단기적 실적에 악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KT뮤직 김성욱 대표는 “기존 정액제 시장과는 별도로 후불 요금제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라며 “10원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 유익하다는 인식이 자리잡히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 대표는 기존 정액제 상품과의 카니벌라이제이션 (Cannibalization)도 문제될 게 없어 새로운 시장을 넓히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업계에서도 이날 KT뮤직의 후불형 요금제에 대해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와 함께 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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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KT뮤직의 새 후불형 요금제 상품에는 들을 수 없는 음악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가수 아이유의 음악은 ‘알뜰 음악감상’에서 듣는 게 불가능하다. 아이유의 소속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알뜰 음악감상’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로엔엔터테인먼트만 공급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하고는 국내 음원제작사 및 기획사에서 새 요금제에 음원을 공급하기로 했다”며 김 대표는 “로엔엔터테인먼트도 언젠가는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국내 최대 디지털음원 플랫폼인 ‘멜론’을 의식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반응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음원유통서비스 업체인 멜론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콘텐츠 투자·제작 업체, 연예인 매니지먼트 등 음악산업 전분야를 포괄하는 종합음악기업이다. 로엔은 국내 디지털음원시장에서 약 50%를 가지고 있는 절대 강자다. KT뮤직의 지니는 20%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로엔엔터테인먼트가 KT뮤직의 후불형 음악상품에 참여할 지는 단정할 수 없다. 다만 KT뮤직의 후불형 음악요금제가 디지털음원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효과를 가져온다면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아니면 로엔엔터테인먼트가 멜론에 후불형 음악요금제 서비스를 포함시킬 수도 있겠다. 국내 디지털 음원시장이 더 재미있어질 전망이다.
lemos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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