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유강남이 2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와 경기 7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와 중월 솔로 홈런을 터트린 뒤 양상문 감독의 축하를 받으며 홈인하고 있다.2015.06.25수원|최재원선임기자shine@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LG 양상문 감독이 독한 야구로 승부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다.

양상문 감독은 0-2로 뒤지던 5회 무사 1루에서 두산 선발 투수 진야곱의 주자 견제 동작에 대해 어필을 제기했다. 진야곱이 주자가 있을 때 견제동작에서 다리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인다는 지적이었다. 보크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인데 보크는 그 동작이 일어났을 때 심판이 지적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어필이 길지 않았고 잠깐 최수원 심판과 얘기를 하고 들어간 정도였지만 평소 어필이 별로 없는 양상문 감독이기에 이례적으로 보였다. 진야곱은 4회까지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기에 투수흔들기의 의도도 엿볼 수 있었다. LG는 6회 1사후 정성훈의 사구 뒤 루이스 히메네스가 동점투런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산은 2-2 동점에서 7회초에 진야곱을 내리고 노경은을 투입했다. 그러나 노경은은 1사후 연속 2루타를 허용하며 1실점했다. 김 감독은 미련 없이 노경은 강판시키고 박용택 타석에서 좌완 이현호를 투입했다. 그런데 이현호가 박용택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허용하더니 문선재 타석에서는 스트라이크 한 개를 잡은 후 연속 폭투 2개를 던져 1사 3루가 됐다. 김 감독은 타자를 상대중이지만 이현호를 내리고 사이드암 양현을 구원등판시켰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의 투수교체였다. 2-4로 지고 있었지만 더 이상의 실점을 막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그러자 양상문 감독도 볼카운트 2-1에서 문선재를 빼고 왼손 대타 서상우를 투입했다. ‘이에는 이’식의 대응이었다. 서상우는 우중간 적시타를 쳐 박용택을 홈으로 불러들여 5-2로 점수차를 벌렸다. 양 감독은 서상우가 출루하자마자 대주자 이민재로 바꿨다. 2루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되기는 했지만 찬스를 잡았을 때 한치의 틈도 안주고 상대를 압박하겠다는 양상문 감독의 의도가 엿보였다.

LG는 전날까지 34승41패1무 승률 0.453으로 9위에 랭크돼 있다. 8위 롯데와는 1.5게임차다. 지난주 2연속 위닝시리즈로 팀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타선이 정상궤도에 오른 것은 아니다. 전날 경기에서 3-1로 앞서다가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역전패 당한 아픔도 있다. 승부처에서 선수들에게 맡기기보다는 더 발 빠르고 기민하게 대처해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감독의 의지가 묻어났다. 전반기 마감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순위 역전은 물론이고 상위팀과의 격차를 좁혀야 가을잔치의 희망을 키울 수 있다. 양상문 감독의 이유 있는 변신이다.

잠실 | 이환범 선임기자 whit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