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하메즈 리즈
LG에서 활약하던 시절의 레다메스 리즈. 2011년 2월5일 일본 오키나와 훈련캠프. 2011-02-05(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LG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 피츠버그의 불펜투수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강속구 투수 레다메스 리즈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달 26일(한국시간) 피츠버그로부터 지명할당된 리즈가 4일 피츠버그 산하의 트리플A팀인 인디애나폴리스로 내려갔다. 지명할당이 되면 10일 이내에 타 구단으로 트레이드되지 않을 경우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거나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한다. 일단 리즈는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인 뒤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노리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데 지금부터는 LG도 리즈 영입에 발벗고 나설 수 있다.

이제 LG가 움직일 차례가 됐지만 일단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4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NC전을 앞두고 리즈 영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양 감독은 “가능성은 다 열여두고 있다. 그러나 본인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올 해에는 메이저리그에서 큰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았으니 메이저리그에서 더 뛰고 싶어할 수 있다. 리즈는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한 번 뛰어보고 싶다는 욕심을 갖고 있고 리즈 정도라면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지금 마이너리그에 내려가더라도 6월 중순께에는 다시 한 번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밝혔다. 리즈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리즈의 메이저리그 재도전 쪽에 가능성을 더 두고 있는 뉘앙스다.

LG가 서두르지 않는 또다른 이유도 있다. LG는 리즈를 임의탈퇴로 묶어놓았기 때문에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리즈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 2018년까지 리즈는 LG가 아닌 그 어떤 국내 구단과도 계약할 수 없다는 얘기다. 타 구단에 뺏길 것을 우려해 리즈 영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리즈가 메이저리그행의 꿈을 접을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리즈와의 입단 협상에 더 유리할 수 있다.

리즈 영입설의 발단이 됐던 외국인투수 루카스 하렐도 조금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루카스는 분명히 좋은 공을 갖고 있지만 한 번 흥분하면 쉽게 가라앉히지 못하는 다혈질적인 성격 탓에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향을 드러냈다. 그런데 3일 NC전에서는 5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양 감독은 “투구수가 조금 많았던 것을 제외하면 만족할만한 피칭이었다. 지금 NC 타자들을 상대로 그 정도의 공을 던지기는 쉽지 않다. 전에는 좋은 공을 갖고도 그렇게 던진 적이 별로 없었다. 쓸데 없는 투구수를 조금 더 줄이고 어제 정도만 던져준다면 계산이 나온다. 루카스의 커브는 쉽게 칠 수 있는 공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루카스가 앞으로도 꾸준히 안정감있는 피칭을 이어간다면 굳이 수고스럽게 리즈를 영입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마산 |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