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조훈현.명인등극 귀국기념대국.KBS속기.
조치훈(왼쪽)-조훈현의 빛바랜 사진 속 대국장면. 1981년 조치훈의 명인등극 귀국 기념대국에서다. 제공 | 한국기원


[스포츠서울]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특급 레전드의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재)한국기원은 1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후원으로 한국현대바둑 70주년을 기념해 ‘조훈현(62)-조치훈(59) 특별대국’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국바둑을 황금기로 이끈 두 영웅이 격돌하는 이번 특별대국은 오는 7월 12일(일) 오후 2시부터 한국기원 1층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쳐지며, 2층 대회장에서는 바둑관계자 및 바둑팬을 상대로 한 공개 해설회와 인터뷰가 열릴 예정이다.

조훈현1
조훈현 9단.


‘조훈현-조치훈 특별대국’은 한국이 낳은 두 최고의 레전드 스타 대결로 올드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대국 중 단연 첫손으로 꼽는 대국이다. 두 기사는 20세기 후반 각각 한국과 일본 바둑계를 석권한 세계 바둑을 대표하는 거장들이다.

9살 때 입단(세계최연소 입단 기록)해 프로 통산 160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조훈현 9단(1953년 3월 10일생)은 80년대 초중반 국내기전을 전부 석권하는 전대미문의 전관왕(80년 9관왕, 82년 10관왕, 86년 11관왕)을 3차례 기록했다. 세계대회 사이클링 히트(94년), 타이틀전 최다연속 우승(패왕전 16연패), MVP 8회...특히 89년 열린 제1회 응창기배에서 한국기사로는 유일하게 초청을 받아 바둑 변방국의 설움을 떨치고 우승을 일군 한국 최고의 바둑영웅이다. 생애통산 160개의 타이틀을 획득한 바둑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조치훈 9단
조치훈 9단.


조훈현 9단보다 3살 아래인 조치훈 9단(1956년 7월 23일생) 역시 6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바둑을 평정한 대한민국의 천재 기사다. 만 11세 입단으로 일본바둑 남성기사 최연소 기록을 세웠으며 무려 47년동안 깨지지 않고 있다. 80년에 일본 최고의 타이틀인 명인을 거머쥐어 “명인을 따지 않고서는 돌아오지 않겠다”던 바둑팬들과의 약속을 지켰으며 90년대 중후반에는 절정의 기량으로 기성(棋聖), 명인(名人), 본인방(本因坊)을 동시에 석권하는 대삼관(大三冠)을 무려 4차례나 기록했다. 통산 우승 73회는 일본 최고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두 거장의 맞대결은 1980년 처음 성사된 이후 지금까지 총 11차례 열렸다. 조훈현 9단이 8승 3패(비공식대국 포함)로 크게 앞서 있지만 마지막 대결에서는 조훈현 9단이 승리했다. 전성기는 지났다하지만 둘 다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의 소유자다. 친한 선후배 사이면서도 강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어 둘 간의 최종국이 될지도 모를 이번 대결에 전력을 쏟을 기세다.
유인근 선임기자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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