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핑크
걸그룹 에이핑크의 멤버들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숙소에서의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에서 HOT의 열혈팬 여고생 역인 정은지가 “오빠를 만나겠다”며 HOT 숙소 앞 골목에서 박스까지 뒤집어쓰고 밤을 새워 눈길을 끌었다. 아이돌 문화가 꽃피운 1997년부터 16년이 지난 2013년 현재까지 아이돌의 숙소는 늘 관심사다. 팬들은 선망하는 스타를 보다 가까이서 보기 위해 그곳을 찾고, 스타는 사생활을 보장받기 위해 숙소를 꽁꽁 숨긴다. 1997년도 아이돌과 2013년도 아이돌, 그들의 숙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수퍼주니어
슈퍼주니어는 멤버들이 다 함께 모여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넓은 거실의 숙소를 사용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한 이불 동고동락 VS 널찍한 공동공간

과거나 현재나 아이돌의 숙소는 인기와 수익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과거와 가장 달라진 점은 인원수다. 1997년만 해도 젝스키스와 신화가 6명으로 가장 많은 편이고, HOT(5명), god(4명), 핑클(4명), SES(3명) 정도로 멤버수가 많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숙소도 66~99㎡(20~30평) 정도의 주택이나 아파트를 주로 사용했다. 젝스키스를 연습생 시절부터 5년간 담당했던 전 매니저 김기영씨는 “숙소가 그렇게 클 필요가 없었다. 젝스키스의 경우 숙소생활을 강요하지 않아 부산에서 올라온 재진, 재덕을 빼고 나머지는 집에서 다녔다. 숙소는 회사(DSP미디어) 인근의 방배동으로 그리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퍼주니어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숙소 부엌에 모여 과일과 간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스포츠서울DB

반면 요즘은 멤버수가 늘어나다 보니 숙소 규모도 달라졌다. 13인조 슈퍼주니어는 198㎡(60평) 주상복합 2개를 쓰고 있다. 연습생 시절에는 99㎡(30평) 아파트에 다른 팀 연습생까지 20여명이 우글우글 모여살아 이층침대가 필수였다. 현재는 내부는 짐을 최소화할 수 있는 풀옵션에, 공동생활공간인 거실과 부엌이 넓은 형태로 바뀌었다. 12인조 엑소도 약 270㎡(80여평)의 숙소에서 생활 중이다.

에이핑크
에이핑크의 숙소 옷방. 넓직해보이지만 멤버들의 옷을 한꺼번에 다 정리하기는 어려워 개개인이 따로 정리해둔 옷가지도 상당하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매니저가 일당백 VS 보안, 관리 등 전문화

숙소 내부 풍경도 많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매니저가 숙소에서 함께 지내며, 멤버들의 생활을 모두 관리하는 형태였다.



김씨는 “스케줄 관리는 물론이고 일상생활까지 매니저의 손이 많이 갔다. 그때는 숙소앞에 진을 치는 ‘사생팬’이 많았는데, 그런 친구들을 막는 보디가드 역할도 매니저 몫이었다”고 했다.



최근에는 연예기획사의 규모가 커지고 스태프도 늘어나면서 숙소관리도 한층 체계적으로 바뀌었다. 스케줄을 총괄하는 총괄매니저 외에 운전을 맡는 로드매니저가 있고, 걸그룹의 경우 숙소생활을 돕는 여자 매니저가 별도로 있는 경우도 있다.



숙소경비도 최근에는 보안이 강화된 초대형 아파트나 주상복합이 많아져 관리가 한결 수월한 편이다. 빅뱅, 비스트, 인피니트 등 인기 아이돌그룹들이 살고있는 마포구 합정역 인근의 한 주상복합의 경우 철저한 보안시스템을 자랑한다. 이곳의 경우 입주민 전용 출입구에 무술유단자인 경호원들이 24시간 경비를 맡고 있고, 외부출입구를 이용할 경우 입주민인 지 1차 확인 후 경호원의 2차 경비를 통과해야만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사본 -메세나폴리스전경(브로셔컷)
에이핑크를 비롯해 빅뱅, 인피니트 등의 숙소가 있는 주상복합 메세나폴리스 전경. 제공|GS건설

◇강남 주택, 아파트 VS 강북 주상복합

1997년 대부분의 아이돌 숙소는 연예기획사들이 있던 방배동과 서래마을에 모여 있었다. 회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이 숙소의 필수 조건이었다. 헤어숍, 메이크업숍, 의류매장 등이 강남에 모여있는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탈 강남 추세가 두드러진다. 여의도에 밀집되어 있던 방송사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 마포구 상암동 등으로 흩어지면서 굳이 강남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슈퍼주니어는 2009년부터 광진구 자양동의 한 주상복합에서 살고 있고, 에이핑크도 올 초부터 마포구 합정역 인근의 한 주상복합에 살고있다. 에이핑크의 홍일화 이사는 “강남, 강북 양쪽으로 교통이 편리하고 모든 부대시설이 다 들어있어 생활하기에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이 주상복합의 경우 총 4만평 규모의 건물로 건물 안에 영화관, 대형마트, 쇼핑몰, 헬스클럽까지 갖춰져 있어 숙소에서도 충분히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되어있다.
박효실기자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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