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서울]두산 김태형 감독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34년 전 눈조차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던 수줍음 많은 한 소년이 옛 스승과 한판 승부를 벌였다. 주인공은 두산 김태형(48) 감독이다. 김태형 감독은 1일 대전구장에서 진행된 한화와의 경기에서 옛 스승 한화 김성근(73) 감독과 감독 대 감독으로 만났다. 김태형 감독은 신일중학교 2학년 때, 신일중·신일고 총괄감독이었던 한화 김성근 감독의 가방모찌 역할을 맡았는데 34년 만에 감독으로 만나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당시 지방 경기에 출전할 때, 김성근 감독님이 여러가지 소일을 시키셨다. 지근거리에서 잡일을 했는데, 팀 숙소였던 낡은 모텔방에서 김성근 감독님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김태형 감독은 “무척이나 불편한 잠자리였다. 벽에 딱 달라 붙어 잠을 청했던 기억이 난다”라며 웃었다. 김태형 감독은 “이렇게 감독으로 만나게 될지 상상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성근 감독도 당시 상황을 또렷히 기억하고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김태형 감독은 그 때도 지금처럼 눈매가 부드러웠다. 참 귀여운 아이였는데 어느덧 의젓한 프로구단 지도자로 성장했다. 흐뭇하다”고 말했다. 현직 감독 중 김성근 감독과 인연이 있는 이들은 매우 많다. kt 조범현, LG 양상문, NC 김경문, KIA 김기태, 삼성 류중일 감독이 모두 김성근 감독 밑에서 선수 혹은 코치 생활을 했다.
대전 |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