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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호의 별명은 ‘김ㅋㅋ’다. 본인 말로는 “얼굴이 약간 웃는 상이어서 무표정하게 있어도 조금 웃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런 김재호를 본 팬들이 안타를 쳐도 웃고, 실책을 해도 웃는다고 온라인 상에서 웃는 소리를 대신해 쓰는 이모티콘인 ‘ㅋㅋ’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팬들은 김재호가 못하는 날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대신한 이모티콘인 ‘김- -’라며 놀리기도 한다.
하지만 올해는 ‘김ㅋㅋ’인 날이 많아졌다. ‘수비는’ 최고라던 김재호가 이제 공수 맹활약 중이기 때문이다. 2루수와 유격수는 물론 3루까지 가능한 수비야 워낙 모자랄 것이 없었는데 올해는 타격까지 부쩍 성장했다. 30경기 타율 0.290를 기록하고 있다. 이중 21경기를 6월에 출전했는데 6월 타율은 0.308이다.
늘 유망주, 천재 유격수라는 말이 따라붙었지만, 주전 유격수가 있는 팀에서 김재호의 자리는 한정적이었다. 그러다보니 출전 기회가 적었고, 동기 부여도 잘 안됐다. 야구가 재미가 없었다. 그러니 타석에 서면 10번 중에 한두번 집중을 할까말까 했다.
올시즌에도 시작은 비슷했다. 3안타를 친 다음날 라인업에서 빠지기도 했다. 팀은 66경기를 했지만, 김재호가 출전한 경기 수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경기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올해는 뭐가 달라졌을까? 김재호는 “이제서야 정신을 좀 차린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에 못 나가는 것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는 것이 나한테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말그대로 타석에 설 때 최대한 잘하자는 쪽으로, 긍정의 힘을 빌렸다.
김재호는 “집중력을 높였다”는 말을 했다. 집중만 하면 누구나 다 잘할 수 있느냐는 말에 김재호가 “집중하는 빈도를 높이면 분명히 달라진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에는 수비에 집중하느라, 경기 출전에 대해 고민하느라 집중력이 떨어지는 날이 많았다. 이제 10번 타석에 서면 모두 그 타석에만 집중한다. 그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김재호는 “웃는 상이기도 하지만, 웃는 연습도 많이 한다. 실책해도 마음에 담아두고 또 실수하지 않으려고 쿨하게 웃고 날려버리려고 노력한다”고 말할만큼 마음의 여유를 찾았다. ‘쿨해진’ 김재호가 이번 시즌 얼마나 더 환하게 ‘ㅋㅋ’ 웃음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정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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