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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지친 것일까. 일시적인 부진일까.
‘손세이셔널’ 손흥민(23·레버쿠젠)이 이례적으로 슛을 단 한 개도 때리지 못하면서 전반 45분만 뛰고 교체됐다. 22일(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의 벨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6라운드 샬케04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나 후반 시작과 함께 하칸 찰하노글루와 교체됐다. 공격 포인트는 물론 슛 자체를 기록하지 못했다.
어느 때보다 몸이 무거웠다. 주중 연장은 물론 승부차기 접전을 벌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77분만 뛰고 교체된 손흥민이다. 다소 힘을 비축했기에 샬케04전에 나선 선발 멤버 중 가장 기대를 모았다. 왼쪽 공격수로 나서 중앙을 넘나들며 움직였으나 평소보다 불안한 퍼스트 터치와 둔한 활동력을 보였다. 공을 만진 횟수가 12회에 불과했으며 패스도 7차례 시도했지만 42.9%의 성공률. 경기 후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을 평점 6.4로 팀 내 최저로 평가했다. 올 시즌 팀 내 최다득점(16골)을 기록 중인 그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았다.
가장 우려되는 건 손흥민이 최근 치른 3경기에서 다소 침체를 보인 점이다. 지난 9일 파더보른전에서 멀티 골을 넣은 뒤 눈에 띄게 저조한 경기력. 일각에선 팀의 기둥 구실을 하는 그가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 감기몸살로 고생하고도 결승까지 분투, 이후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소화하며 지쳤다는 분석이다. 아시안컵에 출전한 대표팀에서도 최다 득점(3골)을 넣었고, 다시 소속팀에 돌아와 5골을 퍼부었으나 리그 막바지로 향하면서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는 건 당연하다. 슈테판 키슬링 등 원톱 공격수들의 지속한 부진과 맞물려 그에게 쏠리는 관심과 기대가 커진 것도 간과할 수 없다.
또 ‘독불장군’으로 불리는 벨라라비의 공존에서 불거진 문제로도 해석된다. 벨라라비에 레버쿠젠에 복귀하기 전엔 손흥민은 문전을 파고도는 움직임이 잦았다. 그러나 최근 손흥민이 2선까지 내려와 플레이메이커 구실을 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 하칸 찰하노글루 등 기존 중앙 요원의 경기 운영이 매끄럽지 못한 것도 크나 개인 전술 위주의 공격을 펼치는 벨라라비의 직선적인 움직임이 한몫하고 있다. 로저 슈미트 감독으로선 ‘벨라라비 카드’를 버릴 수 없는 상황에서 손흥민을 다소 내려서 공존을 선택하고 있다.
이날 벨라라비는 전반 35분 시몬 롤페스의 패스를 받아 1-0 결승골을 터뜨렸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으로 쇄도해 공을 받았는데,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도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샬케 골망을 흔들었다. 팀을 승리로 이끌었으나 여러모로 손흥민과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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