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박준범 기자] 홍명보호는 ‘클래식 스리백’ 함정에 빠지면서 변화에 무기력했다. 또 12년 전에 이어 외국인 코치진 수혈 역시 실패로 귀결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48개국 체제로 시행한 대회였던 만큼, 역대 월드컵 최저 순위(34위)를 안았다.
홍 감독은 오래 전부터 4-2-3-1을 메인 포메이션으로 내세웠다. 대표팀 부임 초기에도 그랬다. 그러나 중심축 구실을 해야 할 박용우(알 아인), 원두재(코르파칸) 등 수비형 미드필더가 부상으로 쓰러지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월드컵 본선에서 “한 가지 전술로는 안 된다”라고 언급한 홍 감독은 지난해 7월 2025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부터 스리백 실험을 시작했다. 초반엔 플랜B 목적의 점검이었으나 점차 플랜A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홍 감독이 최초 시행한 스리백은 중앙 수비수 3명을 일렬로 두는 ‘클래식’한 전술이었다.

그러다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최종 명단에 깜짝 발탁한 이기혁(강원FC)을 중심으로 새 그림을 펼쳤다. 그는 변칙적인 스리백을 활용하는 강원의 중심 자원으로 활약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 사전 캠프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시행한 트리니다드토바고(4-0 승)전에서 이기혁을 왼쪽 스토퍼로 기용, 공세 시 그를 왼쪽 풀백처럼 움직이게 하면서 포백 형태로 변화하는 전술을 시행했다.
이전보다 스리백에 유연성을 둔 것인데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2-1 승)에서도 일정 부분 효력을 봤다. 자연스럽게 좌우 윙백 전진을 통한 공격도 이전보다 나아졌다. 그러나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이상 0-1 패)전에서는 상대가 우리 측면을 봉쇄하면서 전환 패스 등 효력을 떨어뜨리게 했다. 이때 홍 감독은 과감한 승부수나 변화를 선택하지 않았다. 최소한 공격 지향적으로 맞서려고 했다면 정통 포백으로 변화 등을 고려해야 했다.
남아공 휴고 브로스(벨기에) 감독이 “한국이 기대한 대로 나왔다”고 말할 정도로 대응에 무기력했다.

이 과정에서 외인 코치는 무엇을 한걸까. 홍 감독은 처음 대표팀을 이끈 2014 브라질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외인 코치와 동행했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브라질 대회 당시 안톤 두 샤트니에(네덜란드) 전력 분석 코치, 데니스 이와무라(브라질) 전력 분석관을 데려왔다. 그러나 조별리그 2차전에서 1승 제물로 꼽힌 알제리(2-4 패)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는 등 상대 팀 분석과 대응에 실패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부임 전부터 외인 코치 영입에 심혈을 기울인 홍 감독은 포르투갈 출신의 주앙 아르소(포르투갈) 수석코치, 치아구 마이아 전술 분석 코치 등을 품었다. 특히 아로소 코치는 대표팀에 스리백을 입히는 과정에 중심 노릇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본선까지 완성도를 높이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 4월 자국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현장 감독’으로 지칭하는 등 실언 논란을 빚기도 했다.
홍 감독은 외인 코치진을 영입하면서 “트렌드를 반영한 탄력적이고, 능동적인 전술로 대표팀 운영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물론 이 모두 총괄한 홍 감독의 책임이 가장 크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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