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멕시코시티=정다워 기자] 멕시코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휴고 브로스 감독에게는 2026 북중미월드컵이 더 특별하다.
12일(한국시간) 오전 4시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개막전을 벌이는 멕시코의 아기레 감독과 남아공의 브로스 감독은 공통점이 있다. 무려 40년 전인 1986 멕시코월드컵에 선수로 출전했다는 점이다. 아기레 감독은 멕시코, 브로스 감독은 벨기에 유니폼을 입고 대회에 출전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두 사람은 맞대결을 벌였다. 조별리그 B조에서 만나 격돌했다. 아기레 감독은 공격수, 브로스 감독은 수비수로 나섰다. 결과는 멕시코의 2-1 승리.
조별리그에선 멕시코가 2승 1무로 조 1위를 차지했고, 벨기에는 1승 1무 1패로 3위에 머물며 턱걸이로 16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에선 벨기에가 4위를 차지하며 8강에서 탈락한 멕시코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40년이 흘렀고 이제 두 사람은 사령탑으로 다시 맞대결을 벌인다. 나라를 대표해 활약하던 이들은 백발의 노장 사령탑이 되어 북중미월드컵에 나선다.
아기레 감독은 멕시코 대표팀만 벌써 세 번째로 맡아 지도하고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마요르카(이상 스페인) 등 라리가 팀들도 이끌었고, 일본, 이집트 등을 지휘하기도 했다. 수식이 필요 없는 백전노장이다.

브로스 감독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베테랑이다. 은퇴 직후인 1988년부터 감독으로 일했다. 벨기에 명문 클럽 브뤼헤, 안더레흐트, 헹크 등을 지도한 뒤 카메룬, 남아공 같은 아프리카 팀들을 이끌었다. 그는 이번 대회 이후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비슷한 길을 걸은 두 노장의 흥미로운 재대결. 심지어 경기 장소도 멕시코시티로 1986년 전과 동일하다. 소름 돋는 ‘평행이론’인 셈이다.
전력만 놓고 보면 멕시코가 우위에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만 봐도 멕시코가 15위, 남아공이 60위로 차이가 크다. 북중미 전통의 강호인 멕시코는 안방에서 대회를 치른다. 9만명이 넘는 홈 관중의 지지 속 개막전에 임하는 만큼 자신감이 크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기레 감독은 “나는 브로스 감독을 존중한다”라면서 “그는 남아공 축구의 큰 구조를 만들었다”라며 40년 만에 만나는 적장을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아기레 감독은 “그렇다고 우리가 남아공이 두려운 것은 아니”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브로스 감독도 “상대는 A조 최고의 팀”이라면서 아기레 감독의 멕시코를 칭찬하면서도 “우리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사자처럼 싸우겠다”라는 강렬한 출사표를 던졌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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