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월드컵은 경기장 안에서만 열리지 않는다. 안방에서도 또 다른 승부가 시작된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KBS와 JTBC가 중계 경쟁에 들어갔다. 대표팀의 첫 경기가 다가오면서 두 방송사의 전략도 선명해졌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대회다. 사상 처음으로 3개국에서 열리고, 참가국도 48개국으로 늘었다. 경기 수는 총 104경기다. 대한민국은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A조에 편성됐다. 12일 체코전을 시작으로 19일 멕시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맞붙는다.
이번 중계 구도는 예년과 다르다. JTBC가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뒤 KBS와 공동 중계에 합의했다. MBC와 SBS는 최종 불발됐다. 이에 따라 지상파 중에서는 KBS가 유일하게 북중미 월드컵 중계에 나선다.
KBS는 ‘대한민국을 하나로! 월드컵은 KBS’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공영방송으로서 보편적 시청권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KBS 측은 “상당한 적자가 예상되지만,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JTBC가 제안한 최종 금액을 수용했다”며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중계진도 폭넓게 꾸렸다. KBS는 이영표 해설위원을 중심으로 전현무, 남현종, 박주영, 김신욱, 조원희, 박찬하, 정우원 등을 내세웠다. 특히 ‘인간문어’라는 별명을 얻은 이영표의 승부 예측과 전현무의 캐스터 도전이 관전 포인트다. KBS는 지난달 월드컵 특집 페이지도 열고 48개 참가팀 일정과 주요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JTBC는 전 경기 생중계로 맞선다. JTBC는 JTBC군 채널을 통해 104경기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대표팀 경기뿐 아니라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전반을 따라가려는 축구 팬들을 겨냥했다.
중계진의 무게감도 크다. 배성재 캐스터와 김환 해설위원은 8일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출국했다. 두 사람은 현지에서 박지성 해설위원과 합류한다.
배성재는 “모든 순간이 대한민국 축구의 역사”라며 “짜릿한 순간, 다채로운 순간을 역사의 한 장면으로 담담하게 전하겠다”고 말했다. 김환은 “2002년처럼 좋은 성적이 또 한 번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대표팀 응원을 당부했다.
두 방송사의 색깔은 다르다. KBS는 지상파 유일 중계라는 접근성을 앞세운다. 별도 가입이나 유료 결제 없이 대표팀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여전히 강한 무기다. JTBC는 전 경기 생중계와 현지 중계진을 내세워 월드컵 전체를 따라가는 팬층을 겨냥한다.
중계 경쟁의 핵심은 시청률만이 아니다. 48개국 체제 첫 월드컵인 만큼 정보량도 늘었다. 조별리그 판세, 경우의 수, 선수 컨디션, 현지 분위기까지 쉽게 풀어내야 한다. 해설진의 전문성과 캐스터의 전달력, 디지털 서비스의 편의성이 모두 중요해졌다.
월드컵의 계절이 시작됐다. 그라운드에서는 대표팀이 뛰고, 중계석에서는 KBS와 JTBC가 뛴다. 국민적 응원의 순간을 누가 더 생생하게 전할지, 안방의 선택도 곧 시작된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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