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1980년생 두 동갑내기 사령탑이 K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K리그1 강원FC 정경호 감독은 올해 전반기를 장식한 ‘화제의 인물’이었다.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6라운드부터 강력한 전방 압박 전술을 가동하며 6승 3무 1패를 기록, 도민구단 강원을 4위에 올려놓은 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정 감독은 역대 K리그에서 가장 혁신적인 전술을 선보이며 국내 축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후방 빌드업에 고립되지 않고 유럽 빅클럽이 추구하는 전방 압박과 높은 지점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며 선구자 구실을 하는 모양새다.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측면에서 정 감독의 존재는 ‘핫이슈’가 될 만하다. K리그에서 보기 드문, 사실상 거의 존재하지 않는 ‘전술가’인데 팀을 이끄는 리더십까지 선보이며 체급을 높이고 있다.

K리그2에서는 화성FC 차두리 감독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창단해 프로에 뛰어든 화성은 2년 차인 올해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초반 13경기에서 6승 4무 3패를 기록하며 쟁쟁한 후보들을 따돌리고 4위에 올라 있다. 대구FC, 수원FC 같은 승격 후보들 위에 화성이 있다. 예상 밖 전개다.

화성은 높은 에너지 레벨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나서고, 경기 막판까지 득점을 노리는 축구로 호평을 받고 있다.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팀 스피릿이 두드러진다. 차 감독 특유의 긍정적인 리더십이 자리 잡으면서 화성은 K리그2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두 사람은 동갑에 사령탑 2년 차라는 공통점이 있다. 보수적인 K리그에서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 지도자들이다. 현역 시절 국가대표로 활약해 월드컵에 참여했고, 윙포워드 출신인 것도 비슷하다.

정 감독과 차 감독 모두 밑에서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이 자리까지 왔다. 정 감독은 울산대를 거쳐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 성남FC, 그리고 강원에서 코치 생활을 하다 사령탑이 됐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차 감독도 축구대표팀에서 코치를 역임했고, FC서울에서 유스 지도자로 여러 경력을 쌓았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임에도 밑바닥에서 시작했고, 처음 지휘봉을 잡은 팀의 규모도 리그에서 가장 작은 수준이다.

팀 사정도 유사하다. 강원은 지난해 기준 연봉 93억원 정도를 쓴 K리그1 중소 규모 구단이다. 하지만 지난시즌 K리그1 5위에 올랐고, 코리아컵 준결승,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도민구단으로서 계속해서 높은 곳에 위치하며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화성도 승격에 도전하는 다른 팀에 비하면 적은 예산을 지출한다. 올해에는 지원금이 늘어나긴 했지만 지난해에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은 인건비를 썼다. 신생팀 중에서는 흔치 않게 빠르게 프로 무대에 정착하고 있다.

마냥 편하지 않은 조건. 40대 중반의 젊은 두 사람은 지도자 기근 현상에 시달리는 한국 축구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변화,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 적절하게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