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가수 하림이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비하하며 자신을 모욕한 누리꾼을 향해 유족으로서 묵직한 일침을 날렸다.

하림은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5·18은 폭동이에요, 대머리 아저씨!’ 내 SNS로 날아온 DM(다이렉트 메시지)의 핵심 요약이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해당 메시지를 보낸 누리꾼에 대해 “굳이 나를 팔로우하고 이 메시지를 보낸 뒤, 빛의 속도로 언팔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청년”이라며 “프로필을 보니 가짜 계정이라기엔 피드가 너무 정성스러운 훈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림은 “첫째 내가 대머리라는 점, 이어 내가 아저씨라는 팩트로 자신의 정직함을 어필한 청년은 기세를 몰아 5·18이 북한 지령을 받은 폭동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며 “‘너도 늙으면 대머리 된다’고 반격할까, 조목조목 설득해 볼까 고민했지만 조용히 ‘차단’을 눌렀다”고 밝혔다.

그가 말싸움 대신 차단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한 회피가 아닌 유족으로서의 깊은 상처와 당당함 때문이었다. 하림은 “나는 5월 광주로 인해 오빠를 잃은 엄마의 아들이자 다정한 외삼촌을 잃은 조카이기 때문”이라며 가슴 아픈 가족사를 고백했다.

하림은 “어릴 땐 삼촌이 왜 늘 기운 없이 누워만 있었는지, 왜 작은 비디오방에 종일 누워 지내느라 정작 자기 아이는 돌보지 못해 교통사고로 잃어야 했는지 몰랐다”며 “삼촌의 삶을 무너뜨린 그 거대한 트라우마를 뒤늦게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앞서 하림은 지난 2024년, 외삼촌이 5·18 당시 계엄군에게 맞은 후유증으로 오랜 투병 끝에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폭동론을 들이민 누리꾼을 향해 “‘왜 피해자가 입을 다물어야 했는가’, ‘왜 이미 법정에서도 퇴출당한 폭동론을 여전히 붙들고 있는가’, ‘그걸 왜 하필 유족의 눈앞에 찾아와 굳이 쏟아내고 가는가’라고 묻고 싶다”며 “이것은 명백한 2차 가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하림은 “그 청년을 차단한 것은 도망친 게 아니라 유족으로서 우아함을 지킨 것이자, 끝없이 기다리겠다는 당당한 선언”이라며 “얼마 전 끝내 헌법 전문에 오르지 못했던 그 문장들을 반드시 다시 끌어올려 다시는 이런 모욕적인 말을 듣지 않게 될 그날을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전 단수하고 헬기 따위 날리는 이들은 절대 모르는 그런 세상이 있다”며 글을 맺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우아하고 품격 있는 대처다”, “법정과 유네스코에서도 인정한 역사를 부정하는 행동이야말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하림을 향한 응원과 지지의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2001년 데뷔한 하림은 ‘출국’, ‘난치병’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은 싱어송라이터다. wsj0114@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