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3년 차를 맞아 독주 체제로 반전한 FC서울 ‘김기동호’의 질주, 김현석 신임 감독 체제에서 어둠의 터널을 벗어난 울산HD, 번뜩이는 전방 압박으로 선두 그룹을 향하는 강원FC 등 K리그1은 전반기 숱한 화젯거리를 양산했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과도 마주한다. 이전 같지 않은 관중 열기다. K리그1은 지난시즌까지 3년 연속 2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흥행 기조를 이어갔다. 이번시즌은 심상찮다. 2026 북중미 월드컵 휴식기를 맞이한 가운데 현재까지 진행된 15라운드까지 12개 구단의 홈 평균 관중은 9339명. 한국프로축구연맹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세 시즌 15라운드 기준 평균 관중은 1만323명(2023)~1만953명(2024)~1만1096명(2025)으로 증가했다. 이번시즌엔 전년 대비 2000명 가까이 빠졌다. 물론 월드컵 일정으로 15라운드 중 세 라운드를 평일에 치렀다. 지난시즌엔 모두 주말에 시행했다.
그러나 선수와 구단 관계자, 팬 모두 K리그 열기가 이전 같지 않다는 데 공감한다. 프로야구 KBO리그가 올해 100만, 200만, 300만 관중 돌파 모두 최소 경기 기록을 새로 쓴 것과 대조된다.
흥행을 주도해온 ‘빅클럽’ 서울과 울산의 현주소만 봐도 그렇다. 2024년 사상 최초 단일 시즌 50만 관중 돌파 기록을 쓴 서울은 올해 선두를 질주하는 행보에도 15라운드 기준 평균 관중이 2만4836명으로 지난해(2만9238명)보다 5000명가량 줄었다. 울산도 2위 호성적을 내고 있지만 1만1159명으로 지난해(1만8099명)보다 7000명이상 적다.


관중 하락세에 화두가 되는 건 지속하는 ‘원정 팬 홀대 문화’다. 특히 비어 있는 좌석이 많음에도 구석 자리에 내모는 현상은 줄지 않고 있다. 대체로 한쪽 골대 뒤편에 원정석을 설치하는 데 일부 구단은 1층을 모두 개방하지 않고 절반으로 갈라 1,2층으로 몰아넣는다. 자연스럽게 중계방송 메인 카메라가 원정석 부근을 잡으면 마치 관중석이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가뜩이나 흥행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데, 소수 마니아 외엔 “K리그는 왜 저렇게 관중이 없냐”고 말할 수 있다. 리그 전체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2023년 프로축구연맹 제7차 이사회에서 심의, 의결한 원정 응원석 관람편의 차별 금지 규정은 색이 바랬다. 이 규정 5항을 보면 ‘원정응원석은 그라운드와 가까운 좌석부터 배정돼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관전 시야, 밀집도, 기타 관람 편의를 다른 좌석과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돼 있다. 골대 뒤 좌석 절반만 원정석으로 배정하는 건 엄연히 5항 규정에 어긋난다.
이와 관련해 구단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했을 때 가장 큰 이유는 ‘홈 팬의 반발’이다. 상대 구단 경기장에 원정 팬으로 갔는데 좁은 좌석 등 차별을 느낀 만큼 ‘우리도 갚아줘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했다는 것이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리그를 자부하는 K리그는 갈수록 팬의 높은 눈높이를 바탕으로 선진적인 구단 경영, 전술 트렌드를 지향한다. 관중 문화 역시 모두가 함께 즐기는 형태를 구축하자는 데 공감하고 있다. 그런데 원정 팬 홀대를 두고 ‘누가 먼저 시작했다’는 식의 해명, 보복하는 정책은 성숙하지 못하다. 1,2층 동선 문제를 언급하기도 하는데 일부 구단은 입장 통로를 분리, 원정 팬에게 1층을 모두 개방하고 있다. 절반을 비워둔 좌석에 홈 팬을 채우면 몰라도 일부러 비워두는 건 K리그 현실에서 가치가 없는 일이다.
물론 설득력 있는 주장도 있다. 규정상 원정응원석의 수량은 경기장 전체 좌석 수의 5% 이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경기장 규모에 따라 원정석 운영 편차가 커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또 홈 팬과 원정 팬의 예기찮은 충돌로 인한 사고 발생시 책임 소재 문제 등이 있다. 이 부분은 프로축구연맹이 구단과 소통을 통해 세부적인 정책을 둬야 한다. 예를 들어 원정 팬 좌석수는 경기장 규모별로 차등을 줄 수 있다. 저조한 흥행 열기 속에서 ‘원정 팬 홀대 문화’ 만큼은 전체 구성원의 지혜가 필요할 때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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