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신실, 3홀 차 뒤집고 ‘매치 퀸’ 등극
매치플레이 ‘약점’ 극복…시즌 ‘첫 승’ 신고
극복 비결은 ‘멘탈’…“나와의 싸움이라 생각했다”
“메이저 우승과 커리어하이 시즌 만들고파”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예전에는 상대를 너무 의식했는데, 올해는 ‘나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했어요.”
마음이 바뀌자, 결과도 달라졌다. 방신실(22·KB금융)이 자신의 ‘약점’이라 여겼던 매치플레이를 완전히 극복하며 마침내 ‘매치 퀸’에 올랐다. 그것도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한 승부를 뒤집는 대역전극이었다.
방신실은 17일 강원 춘천시의 라데나 골프클럽 네이처·가든 코스(파72·650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결승전에서 최은우(31·아마노코리아)를 연장 끝에 꺾고 정상에 올랐다. 18홀 승부에서 승패를 가지리 못한 후 이어진 연장 첫 홀에서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이번 대회 7전 전승, 완벽한 우승이다. 우승 상금 2억5000만원을 품은 방신실은 시즌 첫 승과 함께 KLPGA 투어 통산 6승째를 달성했다.

우승보다 더 눈길을 끈 건 방신실의 달라진 ‘멘탈’이다. 그는 우승 인터뷰에서 “매치플레이에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우승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실제 방신실은 최근 3년 동안 이 대회에서 번번이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장타력과 공격적인 플레이로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일대일 심리전인 매치플레이에선 유독 흔들렸다.
방신실은 “앞서 출전했을 때와는 멘탈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매치플레이가 심리전이고 일대일 경기다보니 상대방을 의식하고 조급한 마음이 생겨서 경기가 안 풀렸다. 올해는 ‘나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마음을 다잡으니 변화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반 9홀까지 팽팽했던 승부는 후반 들어 최은우 쪽으로 기울었다. 방신실은 11·12번 홀 연속 보기로 흔들렸고, 14번 홀에서는 최은우의 버디까지 나오며 3홀 차 열세에 몰렸다.
패색이 짙던 순간이다. 그러나 방신실은 포기하지 않았다. 15번 홀에서 약 7.3m 거리의 긴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흐름을 바꿨다. 그는 “희망은 있었지만 사실 마음을 비우고 친 퍼트였다”며 “그 공이 들어가는 순간 나도 얼떨떨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때부터 남은 홀에서 잘하면 뒤집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적 같은 반전이 이어졌다. 17번 홀에서 최은우의 보기가 나오며 한 홀 차로 따라붙었고,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최은우의 짧은 파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 첫 홀, 방신실의 버디 퍼트는 빗나갔다. 파로 막았다. 그리고 최은우의 파 퍼트가 실패했다. 그 순간 방신실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가장 약하다고 생각했던 경기 방식에서 만들어낸 극적인 우승이었다.

이번 우승은 그에게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시즌 초반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기력이 흔들리며 자신감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방신실은 “시즌 초반 답답하고 위축되기도 했다”며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많이 회복했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목표는 더 커졌다. 그는 “올해 목표 중 하나가 매치플레이 우승이었다. 그 목표를 이뤘다”며 “남은 시즌에는 메이저 대회 우승과 지난해 3승을 넘어서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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