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군백기 끝 완전체 복귀, 팬들의 떼창과 환호 속 ‘기쁨의 눈물’ 대신 ‘행복의 감격’ 남긴 공연

[스포츠서울 | 임재청 기자] 밴드 루시가 마침내 첫 KSPO DOME을 자신들의 이름으로 가득 채웠다. 루시(신예찬, 최상엽, 조원상, 신광일)는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2026 LUCY 9TH CONCERT 〈ISLAND〉’를 열고 팬들과 만났다. 데뷔 후 처음 밟는 KSPO DOME이자, 신광일 복귀 후 완전체로 선 대형 단독 콘서트라는 점에서 이날 공연은 시작 전부터 상징성이 컸다.

현장은 기대 그대로였다. 객석은 루시를 기다려온 팬들로 빼곡하게 들어찼고, 공연 시작 전부터 공연장은 설렘과 긴장감으로 들끓었다. 무대가 열리자 쏟아진 함성과 떼창은 이날 공연의 무게를 단번에 실감하게 했다. 루시의 첫 KSPO DOME 입성은 단순히 더 큰 공연장에 선 사건이 아니었다.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 장충체육관,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를 거치며 한 계단씩 공연 규모를 넓혀온 팀이 마침내 대형 돔 공연장까지 도달했다는 점에서, 루시의 시간이 얼마나 단단하게 축적돼 왔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에 가까웠다.

공연의 출발은 강렬했다. 루시는 오프닝에서 ‘발아’와 ‘개화(Flowering)’, ‘히어로’를 연이어 들려주며 단숨에 공연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세 곡 모두 루시의 정식 발매곡으로, ‘발아’는 최근 발매한 정규 2집 ‘Childish’ 수록곡이며 ‘개화’와 ‘히어로’는 팀의 대표곡으로 꼽힌다. 첫 무대부터 루시 특유의 청량한 밴드 사운드와 벅찬 감정선이 동시에 살아났고, 넓은 공연장은 순식간에 루시의 색으로 채워졌다.

무엇보다 이날 공연의 중심에는 ‘완전체’라는 단어가 있었다. 신광일의 복귀는 단순한 멤버 재합류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1년 6개월의 시간을 지나 다시 네 명이 함께 오른 무대였고, 그 시간을 기다려온 팬들의 환호 역시 유독 뜨거웠다. 멤버들은 첫 KSPO DOME 입성에 대한 떨림을 솔직하게 털어놓았고, 팬들의 얼굴을 보자마자 마음이 편해졌다고 전했다. “오늘을 초심으로 기억하겠다”, “단 한 번도 진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는 멘트는 이날 공연이 왜 특별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아티스트의 진심과 팬들의 기다림이 같은 방향으로 맞물린 순간이었다.

최근 발표한 정규 2집 ‘Childish’ 이후 열린 공연이라는 점도 의미를 더했다. ‘Childish’는 신광일 전역 후 처음 선보인 완전체 앨범으로, 현실 속에서도 나다움과 동심을 잃지 않으려는 감정을 루시만의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다. 실제 무대에서도 새 앨범 수록곡들은 기존 대표곡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팀의 현재를 선명하게 증명했다. ‘Childish’는 발매 첫 주 10만3562장을 기록하며 루시 커리어의 또 다른 전환점을 만들었다. 이날 KSPO DOME 공연은 그 상승세가 숫자에 그치지 않고 현장 열기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 무대였다.

후반부로 갈수록 현장의 정서는 더 짙어졌다. 팬들은 루시의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며 기쁨과 위로를 나눴고, 멤버들은 웃음과 장난이 오가는 와중에도 쉽게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공연 말미에는 팬들이 루시의 곡 ‘낙화’를 함께 부르며 멤버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낙화’ 역시 루시의 정식 발매곡으로, 팬들의 목소리로 다시 울려 퍼지며 이날 공연의 감정을 상징적으로 묶어냈다. 멤버들은 울컥하는 마음을 다잡으면서도 슬픔보다 감사함과 감격, 기쁨이 더 컸다는 진심을 전했다. 그래서 이날 무대에는 ‘기쁨의 눈물’보다 ‘행복의 감격’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렸다.

몇 곡의 앵콜 무대까지 이어진 이날 공연은 루시가 왜 지금 KSPO DOME에 설 수 있었는지를 가장 루시다운 방식으로 증명한 밤이었다. 군백기를 지나 다시 완전체가 된 네 멤버, 그 시간을 믿고 기다린 팬들, 그리고 서로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하나가 된 공연장. ‘ISLAND’는 루시의 첫 KSPO DOME 입성기이자, 아티스트와 팬이 함께 완성한 감격의 기록으로 오래 남게 됐다. pensier3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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