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출시 21주년 맞은 ‘길드워’

장수 비결은 엔씨의 ‘이용자 우선 철학’

개발자-유저 간 깊은 신뢰와 애정

공식 위키 페이지 참여부터 팬 채용 사례까지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무려 21년이다. 게임 업계에서 ‘살아남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시간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사랑받는 IP(지식재산)가 있다. 바로 엔씨소프트(엔씨)의 ‘길드워 시리즈’다.

엔씨의 북미 개발 스튜디오 아레나넷이 제작한 ‘길드워’는 2005년 첫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이어오며 ‘장수 IP의 교과서’로 평가받고 있다. 그 배경에는 단순한 콘텐츠 업데이트가 아닌, ‘이용자 우선’이라는 철학이 깔려있다. 21년을 지태해온 핵심 동력이다.

실제 성과는 숫자로 증명됐다. ‘길드워’는 9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고, 후속작 ‘길드워2’까지 합치면 누적 이용자 수는 2000만명을 넘어선다. 여기에 99.95%에 달하는 서버 가동률은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지난해 원작을 새롭게 단장해 출시한 ‘길드워 리포지드’는 출시 후 일주일 만에 동시접속자 수가 5배 증가하며 IP 경쟁력이 여전히 유효함을 재입증했다.

비결은 개발 철학이다. 시작부터 남달랐다. ‘길드워’는 출시 당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당연한 공식’이었던 월정액 모델을 과감히 버리고 패키지 방식을 선택했다. 이용자 부담을 낮추고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결단이었다. 이 선택은 이후 수많은 팬을 끌어들이는 출발점이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길드워’가 특별한 이유가 또 있다. 개발자와 이용자 사이의 관계 자체가 다르다. 공식 위키(Wiki) 페이지를 이용자들이 직접 작성하고, 개발진은 이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Wiki of Gold’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심지어 팬이 개발자로 채용되는 사례도 이어졌다. 실제로 아레나넷의 주요 개발진 중 일부는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합류한 ‘찐팬’ 출신이다.

최근에는 한 이용자가 직접 아이템 거래 플랫폼 ‘길드워 마켓’을 개발해 공개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단순한 플레이를 넘어, 게임 생태계 자체를 함께 만들어가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한 셈이다.

이처럼 깊은 유대감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은 개발사와 함께 21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길드워 시리즈는 매년 이맘때만 즐길 수 있는 피구, 레이싱 등 색다른 미니게임 콘텐츠가 추가되고, 장기 이용자에게는 특별 보상이 제공된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함께한 시간’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

21년이 지난 지금도 ‘길드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빠르게 소비되는 게임 시장에서 이처럼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분명하다. 콘텐츠보다 먼저 ‘사람’을 봤기 때문이다. 이용자를 소비자가 아닌 동반자로 대했던 선택, 그 신뢰가 ‘길드워’를 지금의 자리까지 끌어올렸다.

엔씨가 ‘이용자 우선 철학’으로 쌓아올린 신뢰는, 앞으로의 10년 역시 충분히 기대하게 만드는 근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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