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5월은 늘 드라마 판이 크게 흔들리는 시기다. 봄의 성적표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방송사와 플랫폼은 본격적으로 승부를 걸 작품을 꺼낸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박지훈, 박은빈, 신하균까지, 이름만으로도 장면의 밀도를 설명할 수 있는 배우들이 등장한다.

박지훈은 ‘취사병 전설이 되다’로 11일 가장 먼저 출격한다. 티빙과 tvN 동시 편성이라는 이례적인 방식도 눈길을 끈다. 작품은 총 대신 식칼을, 탄띠 대신 앞치마를 두른 이등병 강성재가 전설의 취사병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밀리터리 쿡방 판타지다.

여기에 박지훈이 중심에 선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필두로 박지훈은 이미 강한 감정 연기와 장르 적응력을 입증했다. 지옥 같던 식사 시간을 천국으로 바꾸는 취사병이라는 설정은 다소 만화적이지만, 바로 그 과장 속에서 박지훈이 얼마나 현실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작품은 넷플릭스 ‘원더풀스’다. 15일 공개를 앞둔 이번 작품은 1999년 세기말, 우연히 초능력을 갖게 된 동네 사람들의 분투를 그린 초능력 코믹 어드벤처다. 박은빈과 차은우가 전면에 서고, 최대훈과 임성재까지 합류했다.

박은빈은 순간이동 능력을 지닌 은채니, 차은우는 염력을 쓰는 이운정을 연기한다. 설정만 보면 장르적 상상력이 강한 작품이지만, 티저가 보여준 분위기는 거창한 히어로물이 아니라 생활 밀착형에 가깝다.

박은빈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다.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증명한 강점이다. 이번에는 초능력 코미디다. 박은빈 특유의 단단한 리듬이 유쾌한 판타지 안에서 어떤 속도로 풀릴지 기대감을 키운다.

MBC는 22일 ‘오십프로’로 반격에 나선다. 한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외딴섬 영선도에 밀려난 이들이 10년 동안 묻혀 있던 진실을 다시 좇는 이야기다. 소위 ‘짠물 액션 코미디’다.

무엇보다 신하균, 오정세, 허성태라는 조합은 배우 이름 자체가 장르처럼 느껴진다. 세 사람 모두 코미디와 스릴러, 생활 연기와 과장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배우들이다. 신하균은 지친 얼굴 안에 끝까지 꺼지지 않는 집념을 심을 줄 알고, 오정세는 망가짐과 비애를 동시에 살릴 수 있다.

결국 5월 드라마 대전의 승부처는 배우들이다. 초능력도, 퇴락한 전설도, 취사병의 성장담도 자칫하면 낯설고 과장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세계를 끝내 믿게 만드는 건 배우의 얼굴과 호흡이다. 안방극장이 오랜만에 연기 보는 재미로 다시 뜨거워질 준비를 마쳤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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