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9년간 FC서울을 괴롭힌 ‘안방 전북 징크스’를 깨뜨린 김기동 감독은 “승점 6짜리를 이겼다”며 미소 지었다.

김 감독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7라운드 전북 현대와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 터진 클리말라의 선제 결승포로 1-0 신승한 뒤 “우리가 주도했다. 0-0으로 끝나도 선수들을 칭찬하려고 했다. 하지만 끝까지 선수들이 이겨야 한다는 집념으로 골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리말라와 송민규를 막판에 교체할까 고민했다. 교체를 안한 게 신의 한수였다”고 덧붙였다.

서울이 전북을 안방에서 잡은 건 무려 9년만이다. 2017년 7월 2일 2-1 승리 이후 이전까지 안방에서 전북과 13경기를 치러 2무11패에 머물렀다. ‘김기동호 3년 차’에 저력을 뽐내는 서울은 마침내 전북 징크스까지 날렸다.

5승1무(승점 16)를 기록한 서울은 12개 팀 중 유일하게 무패 가도를 달리면서 선두를 굳건히 했다. 김 감독은 지난 두 시즌과 비교해서 가장 큰 변화를 묻는 말에 “그 전까지는 슈퍼스타가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다른 선수가 따라가는 형태였다. 지금은 모든 선수가 정체성을 만드는 팀이 되지 않았나”라며 전 선수가 높은 책임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기동 감독과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후반까지 흐름을 보면서 0-0으로 끝나도 우리 선수들이 ‘이전보다 성장했구나’라고 여길 만했다. 전북이라는 팀과 경기하는 데 우리가 주도했다. (무승부로 끝나도) 칭찬했을 거다. 하지만 끝까지 선수들이 이겨야 한다는 집념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선수 뿐 아니라 팬도 9년간 (홈에서 전북을) 못 이긴 것에 승리 염원이 강했다. 전달된 것 같다. 선수들이 이런 큰 팀을 잡으면서 한 단계 성장하는 경기가 됐다.

- 전반에 여러 복잡한 상황이 따랐다. 하프타임 때 라커룸서 해준 얘기는?

20분까지는 주도했다. 이후 상대가 압박하면서 뒤에서 풀어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선수들이 당황해했다. 사실 강핞 압박은 아니었다. 그런데 우리 포지션 자체가 안 좋아서 패스 타이밍 등을 못 찾았다. 우리가 어떻게 상대를 끌어내고 풀어야 하는지 라커룸에서 충분히 얘기했다. 후반에 (손)정범이가 들어가서 그런 역할을 잘 해줬다.

- 지난 FC안양과 후반전에 흔들린 부분을 돌아본 게 교훈이 됐나.

그렇다. 지난 안양전 끝나고 라커룸에서 얘기했고, 엊그제 미팅 때, 오늘 경기 나가기 전에도 다시 얘기했다. 축구라는 게 90분 동안 이뤄지는 것이고 상대에 흐름을 넘겨줄 수 있는데 너희가 흥분하면 우리 경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끝날 때까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인지하고 냉정하게 풀자고 했다. 주장인 (김)진수도 경기 전에 그런 얘기를 해주더라. 안양전에서 많은 교훈을 얻지 않았나.

- 동계 전훈부터 클리말라가 좋았는데.

오늘 중원 싸움이 치열했다. 클리말라가 많이 보이지 않았다. 막판에 고민을 했다. ‘교체를 해야 하나’라고. 또 (송)민규도 교체할까, 많은 생각을 했다. 결과적으로 안 좋은 상황으로 흘러갔다면 교체를 왜 3명만 했느냐고 비판받을 수 있다. 난 믿었다. 클리말라는 한방이 있는 선수다. 하나 걸리면 무조건 골을 넣을 수 있다고 여겼다. 교체를 안 한게 신의 한수였다. 민규도 막판에 힘들어했으나 믿고 둔 게 집중력을 이끌어내지 않았나.

- 지난해 야유를 보낸 서포터가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는데.

감독은 결과를 내야 한다. 서울에 와서 첫해, 지난해 안 좋은 분위기를 겪으면서 나도 성장했다. 팬들도 마음 속에 그런 부분이 있지 않았나. 올해 스타트하면서 결과를 내며 팬이 많이 좋아한다. 이런걸 이어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감독이 안고가야 할 숙명이지 않느냐. 말만 청산유수하지 않고,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

- 김진수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주장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나도 선수 때 주장을 많이 했다. 나를 보는 것 같다.(웃음) 농담이다. 팀 내 한두명의 선수가 아닌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주장이다. 경기 당일에도 커피도 사고, 선수들과 밥도 먹는다. 너무나 고맙다. 후배들이 보고 있는데, 다음 세대가 주장해도 팀의 문화로 자리잡지 않을까.

- 전북과 9년 안방 징크스를 깼는데.

서울에 왔을 때 많은 징크스가 있었는데, 마지막 징크스가 이거라고 하더라. 충분히 난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감사한 일이다. 징크스는 이제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 지난 두 시즌과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서울은 1983년 출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팀이다. 많은 선수가 왔다갔다. 그 안에서 문화가 만들어졌다. 정통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슈퍼스타가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다른 선수가 따라가는 형태였다. 지금은 모든 선수가 정체성을 만드는 팀이 되지 않았나. 앞으로 그런 걸 고민하면서 만들어가겠다.

- 지난해 제몫을 못한 클리말라, 올초 연장 계약을 두고 어려움을 겪은 야잔이 결승골을 합작했다.

클리말라는 지난해 2경기 뛰고 나서 아팠다. 그와 신경전 등은 전혀 없었다. 팀을 위해서 하려고 했는데 아쉬웠다. 그런데 동계 훈련 때 너무나 열심히 하더라. 전술도 바뀌면서 자기에게 잘 맞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야잔은 오해가 있었다곤 하나, 나를 잘 파악 못한 것 같다.(웃음) 다시 합류하게 됐는데 경기 감각이 많이 올라왔다. 둘 다 고맙게 생각한다.

- 전북전 승리 의미가 큰데.

2위와 싸움이다. (우리는) 한 경기 덜 했다. 솔직히 승점 6점 짜리라고 생각했다. 오늘 승리가 정말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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