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빈(오스트리아)=김용일 기자] “이런 질문 리스펙받지 못하는 것 같아, 골로만 얘기하는 것 자체가….”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캡틴’ 손흥민(LAFC)은 오스트리아전 직후 최근 소속팀을 비롯해 대표팀에서 침묵이 길어지면서 ‘에이징 커브’ 또는 ‘지난해보다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시선이 나온 것을 묻는 말에 이렇게 말하며 불쾌해했다.

손흥민은 1일 오전(한국시간)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 A매치 평가전에서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격해 82분을 소화했지만 침묵했다.

감기 기운으로 지난달 28일 코트디부아르전(0-4 패)에서는 후반 교체로 뛴 그는 이날 컨디션을 올려 득점포를 기대했다. 그러나 두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최근 소속팀 경기를 비롯해 이번 A매치 2연전까지 공식전 10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손흥민은 ‘소속팀서부터 지난해보다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취재진 질문에 “난 그렇게 생각 안하고 있다. 어느 순간 (경기력이) 떨어지고, 냉정하게 내려놔야 할 땐 내려놓을 생각이다. 그런데 골로만 얘기하는 것 자체가…”라며 잠시 숨을 골랐다. 그러더니 “(이전까지) 많은 골을 넣었으니 기대가 높다는 것도 잘 안다. ‘떨어졌다’고 말씀하시는 데,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과거) 토트넘에 있을 때 10경기 동안 골을 못 넣을 때도 떨어졌다고 생각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최근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을 앞두고 실험 중인 스리백의 효용성 논란에 대해서는 “디테일을 입히는 데 시간과 훈련, 미팅 등이 필요한 데 월드컵을 위해 5월에 모여 짧은 시간이지만 꾸준히 한다면 어느 순간 말하지 않아도 선수끼리 (경기 중) ‘여기에 가 있어야 하는구나’라고 인지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또 “어느 포메이션을 써도 100%를 만드는 건 쉽지 않다. 우리가 소속팀에서 (훈련) 하는 것도 아니고 잠깐 와서 하지 않느냐. 포백을 써도 100% 만족할 수 없다. 다만 선수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손흥민과 일문일답

- 이번 2연전 소감은.

선수들이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캠프였다. 첫 경기가 잘못되면 선수단 분위기가 다운되는데, 그런 와중에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짠했다. 그래서 오늘 더 ‘고생했다’고 선수에게 말했다. 이번 캠프가 많이 아프지만 중요했다고 본다.

- 이번 2연전에서 득점을 기대한 이들이 많다. 소속팀서부터 지난해보다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난 그렇게 생각 안하고 있다. 어느 순간 (경기력이) 떨어지고, 냉정하게 내려놔야 할 땐 내려놓을 생각이다. 그런데 골로만 얘기하는 것 자체가…. (이전까지) 많은 골을 넣었으니 기대가 높다는 것도 잘 안다. ‘떨어졌다’고 말씀하시는 데, 다른 분이 보셨을 땐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몸상태도 나쁘지 않다. 소속팀에 (다시) 가서 잘하면 어떤 마음이 드실지 모르겠다. 내가 (과거) 토트넘에 있을 때 10경기 동안 골을 못 넣었을 때도 떨어졌다고 생각했느냐. 이런 질문 받는 건 리스펙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기자 분들도 그렇게 느꼈다면 내가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스스로 창피한 행동하지 않았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누구보다 냉정하게 했다. 더이상 내가 능력이 안 되면 어떻게 대표팀에 있겠느냐.

- 애초 예상한 덴마크가 아닌 체코가 월드컵 첫 상대로 결정이 됐는데.

우리는 만족할 조 추첨을 찾을 게 아니다. 월드컵에서는 누구나 잘 준비해오기에 어느 팀을 만나도 어려운 상대라고 생각한다. 체코나 덴마크 중 한 팀이 올라오는 것이었기에 오늘 (오스트리아가) 좋은 스파링 상대였다고 본다. 얻는 게 많이 있다.

- 스리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스스로 ‘선수의 포지셔닝’의 중요성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단기간에 어렵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어느 포메이션을 쓰든 가장 중요한 건 (경기 중) 선수가 생각하는 시간이다. (이를 위한 전술) 디테일을 입히는 데 시간과 훈련, 미팅 등이 필요한 데 월드컵을 위해 5월에 모여 짧은 시간이지만 꾸준히 한다면 어느 순간 말하지 않아도 선수끼리 (경기 중) ‘여기에 가 있어야 하는구나’라고 인지하지 않을까. 그순간 포메이션의 완성도는 높아질 것이다. 공수에서 약속한 플레이가 이뤄져야 한다.

- 월드컵까지 완성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의미인가.

어느 포메이션을 써도 100%를 만드는 건 쉽지 않다. 우리가 소속팀에서 (훈련) 하는 것도 아니고 잠깐 와서 하지 않느냐. 포백을 써도 100% 만족할 수 없다. 스리백도 그렇다. 다만 선수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 코트디부아르전 패배 이후 훈련 중 김문환에게 장난하는 등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하더라.

선참이 해야할 역할이지 않느냐. (동료) 선수가 아프고 힘들어하는 걸 보기 싫은 게 내 입장이다. (이)재성이나 (김)승규 형 모두 마찬가지다. 김문환, 김민재 등은 어릴 때부터 보던 친구들이라 아기같은 데 어느덧 선참이 돼 힘들어하는 걸 보니 한 번 더 챙겨주고 싶더라. 눈길이 가는 선수다. 이런 선수들이 잘해야 대한민국 축구가 앞으로 발전한다. 난 항상 그랬다. 좋은 분위기에서 어린 선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다. 그게 항상 좋은 모습으로 이어졌기에 (앞서) 말한 것처럼 (대표팀에) 얼마나 있을지 모르지만 있는 동안 선수에게 최선을 다해서 내가 가진 에너지나 능력 등을 공유하고 싶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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