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밀턴 케인즈=김용일 기자] “고민이다. 당장 포백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계속 성장할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 같다.”

29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밀턴 케인즈의 스타디움MK에서 끝난 코트디부아르와 A매치 평가전에서 0-4 충격패한 뒤 어두운 표정으로 등장한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중앙에 둔 스리백 전술의 효용성과 관련해 이렇게 답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을 75일 남겨둔 시점. 코트디부아르는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겨루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을 고려한 ‘리허설 매치’였다. 그러나 4골이나 허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오현규(베식타스) 설영우(즈베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슛이 골대를 때리는 불운이 따랐지만 코트디부아르의 힘과 속도에 공수 균형은 무너졌다. 전반엔 오른쪽 스토퍼로 나선 조유민(샤르자)이 손쉽게 상대에 뚫리며 2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후반엔 교체로 들어온 양현준(셀틱)이 수비 상황에서 우리 골대 쪽으로 헤더를 시도했다가 추가골을 내주는 등 우왕좌왕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6월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이후 스리백을 입히기 시작했다. 9개월 사이 치른 A매치 10경기 중 8경기에서 스리백을 가동했다. 월드컵 개막 3개월 전이자 최종 명단 발표 2개월을 남겨두고 치른 코트디부아르전에서도 스리백을 꺼내며 사실상 ‘플랜A’로 굳어졌음을 알렸다.

홍 감독의 기본 구상은 수세시 센터백 3명과 윙백 2명까지 5명의 수비를 구축한다. 여기에 코트디부아르전에 나선 박진섭(전북)처럼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가세해 상대 공격을 제어하는 것이다. 그리고 후방에서 공을 탈취한 뒤 빠르게 전방으로 연결하는 게 핵심이다. 우리보다 강호와 주로 겨루는 월드컵 본선을 고려하면 설득력 있는 구상이다.

문제는 효용성을 입증할 부분 전술과 조합에 물음표가 매겨진다. 한국의 스리백은 센터백 3명이 박스 근처를 지킨다. 오리지널 버전이다. 현대 축구는 전방 압박을 화두로 다채로운 공격 전술이 펼쳐진다. 그에 맞게 경기 중 센터백의 위치를 조정, 전방 빌드업을 효율화하지 않으면 윙백까지 전진하지 못하고 갇힌다. 수비 조직이 무너진다. 개인 전술이 뛰어난 상대를 만나면 더 그렇다. 실제 한국은 지난해 10월 브라질(0-5 패), 이번 코트디부아르처럼 드리블 등이 뛰어난 선수가 많은 팀을 만났을 때 파이널 서드 접근을 쉽게 허용,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박용우(알 아인)나 원두재(코르파칸)처럼 3선에서 전방으로 긴 패스를 뿌리는 이른바 ‘볼줄기’가 강한 수비형 미드필더도 부상으로 쓰러져 기능 발휘가 어려운 상황이다.

당연히 공격수는 고립된다. 코트디부아르전 직후 손흥민(LAFC)은 “(스리백 때) 선수들이 어떤 포지셔닝을 잡으면서 상대를 유인하고 공간을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요즘 (상대) 모두 일대일 마크가 좋다. 강한 수비를 하는 데, 이런 걸 이용해서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11월18일 가나전(1-0 승)에 가동한 왼쪽 스토퍼 김민재, 중앙 박진섭 기용이 설득력을 얻는다. 박진섭은 스리백 가운데서 안정적인 방어는 물론, 포어 리베로처럼 미드필더를 오가며 빌드업에 관여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김민재는 측면에서 빠른 발을 활용, 공격적인 수비에 능하다. 활동 범위가 넓어 미드필더 숫자 싸움에도 도움을 준다.

가나전에서 이 조합은 최소 스리백이 뒤로 밀려나는 형태가 아니었다. 여기에 시너지를 낼 윙백을 배치하는 게 관건이다. 현재 대표팀 측면 수비 자원은 대다수 포백에 익숙하다. 윙백을 경험한 이들도 있으나 대체로 소속팀이 리그 강호여서 평소 수비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이런 것을 두루 고려한 조합이 돼야 월드컵 무대를 견딜 수 있다.

홍명보호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동, 내달 1일 오전 3시45분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오스트리아와 두 번째 원정 경기를 시행한다. 최종 명단 확정 전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스리백의 해답을 찾을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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