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소용돌이를 예술로 승화한 여성 화가의 이야기
전쟁 같은 삶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 위한 응원
6월 21일까지 서울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서 공연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뮤지컬 배우 박혜나(43)가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출연 작품에 대해 ‘여자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특정 장르를 대표하는 배우의 입에서 쉽게 꺼내지 못하는 소개다. 하지만 이번 작품만은 시대를 관통하는 여성의 서사를 통해 위로와 공감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박혜나는 아시아 최초 한국에서 초연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렘피카’에서 주인공 ‘렘피카’로서 공연을 이끌고 있다.
뮤지컬 ‘렘피카’는 러시아 혁명과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자신의 예술적 정체성을 지켜낸 실존 인물 타마라 드 렘피카의 실화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써 그림 그리기를 시작한 렘피카가 점차 예술적 자아와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대담한 여정을 치열하게 그린다.
작품은 여성의 주체성, 자유를 비롯해 동성애, 가족 간의 갈등 등 묵직한 소재들을 촘촘하게 엮었다. 2024년 제77회 토니상의 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무대디자인상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브로드웨이에서의 생명력을 발휘했다.
한 시대의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지만, 심도 있는 많은 메시지를 한정된 시간과 공간에서 한꺼번에 전달하기란 쉽지 않은 도전이다. 특히 관객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라면 무대와 관객석 간 소통에서 어려움이 있다.

‘렘피카’ 역 박혜나 역시 연습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박혜나는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진행된 뮤지컬 ‘렘피카’ 프레스콜에서 작품으로부터 찾아낸 해답은 ‘음악(넘버)’라고 소개했다.
박혜나는 이런 궁금증을 레이첼 채브킨 연출에게 직접 질문했다. 레이첼 연출의 답변은 간단했다고. 박혜나는 “‘음악이 너를 도울 거야. 음악을 통해 (극이) 흘러갈 것이며 너 역시 음악 속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음악을 접한 후 그의 설명이 무엇인지 깨달았다”라고 전했다.
극에 점점 흡수되면서 ‘렘피카’를 넘어 한 여성의 삶을 탐구했다. 박혜나는 “‘렘피카’가 산 역사는 많은 이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며 “‘렘피카’는 격변하는 시대에서의 힘든 상황을 붓으로써 자신을 응원했다. 전쟁 같은 삶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특히 ‘여자의 이야기’라고 강조한 박혜나는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다. 하지만 이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이렇게 만났다”라며 “새로운 시도들로 여성의 서사를 다채롭게 조명한다. 시야를 넓혀 즐긴다면 성취감과 통쾌함을 느끼는 동시에 공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세기 초 예술과 문화를 영원히 바꿔놓은 파격적인 신여성의 이면을 보여주는 ‘렘피카’는 오는 6월 21일까지 서울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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