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필리핀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며 국내 마약 유통을 진두지휘했던 이른바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닉네임 전세계)이 지난 25일 전격 국내로 송환됐다. 그의 입국과 함께 과거 저지른 잔혹한 범죄 이력과 그가 공언했던 ‘폭로’의 실체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왕열은 지난 2016년 필리핀 바콜로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총으로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주범이다. 당시 그는 국내에서 150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이고 도주한 피해자들을 살해한 뒤, 이들이 보유했던 카지노 투자금 7억 2000만 원을 가로챘다. 이 사건은 영화 ‘범죄도시 4’와 디즈니+ 드라마 ‘카지노’의 모티브가 될 정도로 잔혹함과 치밀함을 보였다.

필리핀 현지에서 두 차례나 탈옥을 시도했던 그는 결국 살인죄 등으로 징역 60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수감 중에도 그의 범죄는 멈추지 않았다. 박왕열은 교도소 내에서 텔레그램을 이용해 국내 최대 규모의 마약 공급망을 구축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그의 조직이 국내로 유입시킨 필로폰은 월 최대 60kg, 시가 300억 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박왕열의 마약 유통망은 국내 유명 인사들과도 맞닿아 있다. 국내 총책 ‘바티칸 킹덤’을 거쳐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씨 등에게 마약이 공급된 사실이 드러났으며, 이 과정에서 모델 출신 엄상미 씨 등 유명인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박왕열이 과거 한 방송 인터뷰에서 남긴 발언이다. 그는 당시 “내가 입을 열면 대한민국이 한 번 뒤집어진다”며 “검사 중에도 옷 벗을 놈들이 많을 것”이라고 수사기관을 노골적으로 비웃었다. 이에 따라 이번 송환을 계기로 과거 마약 사건 전반과 정·관계 유착 의혹에 대한 재수사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제기된다.

법무부와 경찰청 등이 구성한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박왕열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리며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그의 입에서 어떤 명단이 나올지 대한민국 수사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wsj011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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