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밀턴 케인즈=김용일 기자]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캡틴’ 손흥민(LAFC)이 주포지션인 왼쪽 윙포워드로 돌아갈 것인가. 튀르키예 쉬페르리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오현규(베식타스)와 맞물린 긍정적인 방향이다.

지난 2024년 8월 출범한 홍명보호는 초기 믿음직스러운 원톱이 없어 애를 태웠다. 직전 벤투호에서 중용 받은 황의조(알라니아스포르)가 성관계 불법 촬영 혐의로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준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데 이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2골을 넣은 조규성(미트윌란)마저 무릎 수술 합병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홍명보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부터 지휘봉을 잡았는데 초반 주민규(대전) 오세훈(시미즈) 등을 원톱 주전 요원으로 실험했으나 흡족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월드컵 본선 고려해서는 좀 더 국제 경쟁력을 지닌 자원이 필요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여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하고 9월 미국 원정 A매치 2연전부터 ‘손톱(Son Top)’ 카드를 플랜A로 뒀다. 손흥민은 지난해 9~11월 한국이 치른 A매치 6경기 중 5경기에 선발 출전했는데 모두 원톱으로 나섰다. 그리고 2골을 넣었다. 단순히 득점을 떠나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며 주변 공격수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최종 명단 발표를 두 달 남겨두고 펼쳐지는 3월 유럽 원정 A매치 2연전(코트디부아르·오스트리아전)에서는 손흥민의 쓰임새가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동력이 된 건 홍명보호 출범 이후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린 오현규. 그는 홍 감독 체제에서 13경기를 뛰며 6골을 뽑아냈다. 그런데 선발로 뛴 건 3회에 불과하다. 주로 조커로 나서 존재 가치를 드높였다.

오현규는 애초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아닌 상대 뒷공간을 파고들어 기회를 잡는 스타일로 인식됐다. 선발보다 조커에 더 어울린다는 평가가 따랐다. 최근엔 타깃형 구실도 해내는 만능 원톱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겨울 벨기에 주필러리그 헹크를 떠나 튀르키예 명문 베식타스로 이적한 뒤 물이 올랐다. 장기인 뒷공간 침투 뿐 아니라 어느 곳에서도 볼을 제어하며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뽐내고 있다. 현재까지 공식전 8경기에서 5골(리그 4골.컵대회 1골). 전반기 헹크에서 기록한 10골(리그 6골.유로파리그 4골)까지 포함해 시즌 15골을 기록 중이다.

아울러 또다른 원톱 자원인 조규성도 이번시즌 그라운드에 돌아와 컨디션을 올리고 있다. 월드컵 본선을 3개월여 앞둔 홍 감독에게 이보다 반가운 소식이 없다. 자연스럽게 대표팀 공격진의 핵심인 손흥민의 역할도 변화한다. 홍 감독은 25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밀턴 케인즈에 있는 에메르송 밸리 풋볼클럽에서 진행된 3월 A매치 소집 첫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손흥민은 우리 팀에서 스트라이커와 왼쪽 윙포워드를 봤다. 다만 (최전방에) 오현규와 조규성이 (최근) 좋다. (손흥민이 이번에) 윙포워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도 최전방 뿐 아니라 섀도 스트라이커 등 미드필더로도 활용된다. 오현규를 중심으로 후배들이 대표팀에서도 진가를 발휘하면 손흥민은 이번 2연전을 넘어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 전술 상황에 맞춰 여러 역할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손흥민에 대한 상대 견제가 워낙 심한 탓에 원톱으로 나섰을 때 고립되는 장면도 잦다. 공간이 나왔을 때 장기인 속도, 정확한 임팩트의 슛을 발휘하는 만큼 그의 2선 기용을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은 오는 28일 오후 11시 밀턴 케인즈에 있는 스타디움 MK에서 아프리카와 코트디부아르, 내달 1일 오전 3시45분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오스트리아와 2연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오현규가 태극마크를 달고도 한결 거듭난 경기력을 보여 손흥민의 어깨를 가볍게 할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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