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 노장’ 노경은, 어린 후배들에게 조언

2013 WBC 떠올리며 “좋은 실패로 성장했다”

“더 좋은 성적 낼 수 있다…걱정 말라”

2026시즌 정조준 “과거는 묻어두고 시즌에 집중”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이번 실패를 발판 삼아 다음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최고령 선수로 활약한 노경은(42·SSG)이 어린 후배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그는 자신의 경험에 빗대 “나 역시 좋은 실패가 있었기에 잘 버틸 수 있었다”고 다독였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노경은의 투혼은 빛났다. 2013년 첫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된 이후 올해 두 번째로 태극마크를 단 그는 이번 WBC에서 4경기 등판해 3.2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노경은은 “예전엔 주변 눈치를 많이 봤다”며 “지금은 노련함이 생기면서 코치님들의 의도나 어린 선수들의 준비 과정 등 야구 외적인 부분까지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인 만큼 어린 후배 투수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체계적인 컨디션 관리’를 반등 요인으로 꼽으며 “2013년 당시엔 열정이 앞서 연습 때 공을 너무 많이 던지면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나이를 먹고 나니 이제서야 그 순서가 눈에 보이더라”고 밝혔다.

“그땐 너무 후회스러웠지만 돌이켜 보면 좋은 실패였다”고 말을 이어간 그는 “그 경험이 밑거름이 돼 올해 WBC에선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의 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거나 결과가 좋지 않았던 선수들도 다음 대표팀에선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부진이 오히려 약이 됐을 것이라는 게 노경은의 판단이다. WBC 8강 진출이 걸린 호주전 8회 등판한 김택연은 제구 난조로 흔들리며 실점을 허용했다. 현장에서 이를 지켜본 노경은은 “전혀 걱정 안 했다”며 “어린 선수인데도 씩씩하게 잘 던지고 내려왔다고 생각한다. 직접 느끼고 실감을 해야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다. 성장의 밑거름이 됐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과거 내 모습도 떠올랐다”며 “마운드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슬라이더만 주야장천 던졌던 기억이 났다”며 웃었다.

노경은의 시선은 정규시즌으로 향한다. 16일 귀국 후 곧장 구장으로 출근해 선수단과 함께 훈련을 소화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좀 쉬라고 하셨는데, 현재 감이 너무 좋다”며 “직전에 대회에 나섰지만 좋은 환경에서 훈련을 이어온 덕분에 힘든 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원래 준비하던 대로 임하고 있다. WBC는 이제 지나간 일”이라며 “과거는 과거에 묻어두고, 향수에 취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제 시즌만 바라보고 달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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