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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 입구에서 스포츠서울 신년인터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 | 이승우


[스포츠서울]“바르셀로나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이승우는 17살이라고 보기 힘든 걸출한 실력 외에 또 한 가지 일로 유명해졌다. 바로 만 18세 이하 유소년들의 해외 이적을 금지한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위반하면서 스페인 정규리그 및 유럽축구연맹(UEFA) 유스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금지된 일 때문이다. 2011년 FC바르셀로나 유스에 입단한 이승우는 백승호 장결희 등 또래 한국 선수들, 그리고 일본 미국 네덜란드 선수들과 함께 이 문제로 2013년 FIFA 징계를 받게 됐다. FIFA는 바르셀로나 성인팀에 1년간 이적시장 선수 영입 금지 제재까지 내린 상황이다. 바르셀로나 구단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으나, CAS도 최근 FIFA 손을 들어줬다.

유럽에서 흘러나오는 얘기 등을 종합하면 이승우 등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징계받은 이면엔 한국인의 밀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승우가 워낙 특출난 기량을 갖고 있어 누군가가 FIFA에 제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어쨌든 이승우는 징계 뒤 2년 가까이 바르셀로나 유스팀 정규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어느 덧 17살. 그는 1998년 1월6일에 태어났다. 만 18세가 되는 2016년 1월6일까지는 1년이 남은 셈이다. 그 날이 이승우가 징계를 털고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뛰는 날이다. 물론 국가대표로는 지금도 공식.비공식 경기에 뛸 수 있다. 올해 10월 칠레에서 열리는 17세 이하 월드컵 출전도 당연히 가능하다.

어린 나이에 속상할 법도 하다. 그러나 이승우는 담담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인내와 희생 그리고 운동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좌절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하는 것 같아요”라고 입을 연 그는 “1군에 가기까지 어떻게 쉬운 일만 있겠습니까. ㅎㅎ 앞으로 1년이 엄청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년이 되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며 의연한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머리와 가슴 속엔 징계가 해제되는 2016년 1월6일을 그리고 있다. “2016년 1월6일…. 제가 제일 기다리고 있는 날이죠. ㅎ 상상만 해도 좋네요”라는 이승우는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운동하면서 최고의 선수들이랑 경쟁을 하면 저도 모르게 더 달라진 모습이 되겠죠? 조급해하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서 2군(바르셀로나B)에 들어가는게 목표입니다”라고 답변했다. 1년 뒤 이 때, 어쩌면 바르셀로나B를 통해 스페인 2부리그에서 뛰는 이승우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혹시 바르셀로나에 온 것을 후회하지는 않았을까.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을까. 이승우는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말한다. “후회는 전혀 없습니다. 좋은 환경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최고의 팀에서 운동하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죠”라며 “후회는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세계에서 단 23명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바르셀로나 1군입니다. 이 기회, 이 꿈을 위해 저는 쉼없이 달려가는 거고요. 전 여기서 가족들과, 또 제가 좋아하는 스타들과 함께할 수 있어 늘 행복합니다”라며 오히려 지금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1군 꿈을 키우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전했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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