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 11-4 완승 후

선은 벌써 7일 한일전으로…선발은 ‘극비’

고영표의 의미심장한 출사표 “냉철하게 내 장점 살려 마운드 오를 것”

“준비는 이미 끝났다”

[스포츠서울 | 도쿄=박연준 기자] “준비할 때부터 마음속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끓어오른다. 마운드에 선다면 내 장점을 다 발휘하겠다.”

체코전 대승의 기운이 채 가시기도 전, 류지현호의 시선은 벌써 운명의 ‘한일전’을 향하고 있다. 7일 열릴 일본전 선발 투수가 아직 베일에 가려진 가운데, 대표팀의 ‘잠수함 에이스’ 고영표(35·KT)가 던진 한마디가 심상치 않다. 특유의 냉철함 속에 숨겨진 뜨거운 투지가 도쿄돔 마운드를 정조준하고 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체코를 11-4로 완파했다. 기분 좋은 출발이지만,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다음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일본.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단기전의 묘미는 결국 선발 투수의 ‘깜짝 호투’에 달려 있다.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고영표가 강력한 한일전 선발 후보로 꼽힌다. 고영표 특유의 날카로운 체인지업이 정교한 일본 타선을 흔들기에 최적이다.

5일 체코전 승리 후 만난 그의 표정은 차분하면서도 비장했다. 한일전 등판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컨디션은 아주 좋다. 어떤 상황에서든 경기에 나설 준비는 완벽히 마쳤다”며 “마운드에 올라간다면 내가 준비했던 것들을 팬들께 충분히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특히 일본 대표팀에 대한 존중과 함께 강한 승부욕을 동시에 드러냈다. 고영표는 “일본은 직전 대회 우승팀이고 타선 역시 엄청나게 강하다”면서도 “그 상대로 임하는 나 자신은 ‘도전자’라고 생각한다. 준비할 때부터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뜨거운 무언가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강점은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다. “실제 마운드에서는 더 냉철해져야 한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내가 가진 장점들을 어떻게 등판에서 녹여낼지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 야구는 일본을 상대로 국제대회 10연패라는 뼈아픈 수렁에 빠져 있다. 이 사슬을 끊어낼 ‘키 플레이어’로 고영표가 낙점된다면, 그의 어깨에 한국 야구의 자존심이 걸리게 된다.

류지현 감독은 여전히 선발 투수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고영표는 이미 ‘출격 대기’를 마쳤음을 시사한다. 과연 고영표의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그 뜨거운 무언가가 7일 저녁 도쿄돔 마운드에서 승리의 환호로 이어질 수 있을까. duswns0628@sportsseoul.com

기사추천